본문 바로가기

읽히는대로 詩446

[괴테] 용기 용기 요한 괴테 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다면 낙심하지 마라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다고 꿈꾸는 그 모든 일을 시작하라.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 그리고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 Whatever you can do or dream you can, begin it. Boldness has genius, power, and magic in it.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우연치 않게 만난 괴테의 '용기' 잊혔던 단어 '용기' 주로 쓰는 단어인 힘을 내! 파이팅! 이런 말과 '용기'는 분명 다른 말이다. 힘을 내! 용기를 내! 용기를 내라는 말은 힘을 내라는 말보다 훨씬 감성적인 말인 듯 하다. 어깨 두드림에 애잔함이 더 묻어.. 2024. 1. 29.
[정호승] 수선화에게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네이버 사전을 찾아봤다. 고독: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외로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비슷한데 다르다. 사전적 의미로는 '고독'은 마음이 만들어낸 것일 수 있고, '외로움'은 물리적으로 그 근거가 있는 듯 하다. '고독'은 나의 마음.. 2024. 1. 4.
[페르난도 페소아] 이리로 와서 내 곁에 앉아, 리디아 인간은 '의지'라는 것을 가져 다른 동물보다 나은 점이라고도 한다.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것이 '의지'말고도 많은 것이 있을 것이다. 직립보행을 한다는 것 의지와 함께 사고를 한다는 것 그에 따라 도구를 사용하고 발명한다는 것 계획을 하고 반성을 한다는 것 부모님이 주양육을 했던 강아지가 아니라 내가 주양육을 한 반려동물은 감자가 처음인지라 낯선 눈으로 동물을 보게 된다. 나와 비교하며. 나와 다른 점을 생각하며 나와 같은 점을 생각하며 -이른 새벽이면 일어나 밥을 찾는다. 배워야 할 점이다. 나는 아침잠을 좋아하고, 아침에 개기기를 좋아하고, 아침밥에 별 취미가 없다. -끝까지 요구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감자는 끝까지 요구한다. 나의 강압적인 제제가 있지 않는 한 짖다가 애교를 부리다가 포기했다가 .. 2023. 1. 29.
[옥타비오 파스] 주체 Identidad 주체 Identidad 옥타비오 파스 뜨락에 새 한 마리가 짹짹거린다. 저금통 속의 동전 한 닢처럼 바람 한 자락에 새 깃이 문득 어디론가 사라진다. 어쩌면 새도 없고 나도 뜨락에 서 있는 그 사람이 아닌지 모른다. (주) 현실 세계가 불교에서처럼 환상, 허상이라면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나인가? 그 사람인가? 여기엔 진짜 아무도 없는게 아닐까? 옥타비오 파스는 장자의 호접몽을 읽고, 나는 옥타비오 파스의 시, 를 읽는다. 제목이 주체? Identidad, 정체성? 시 제목이 이상하다. 옥타비오 파스의 이라는 시를 두고, 2008년에 쓴 '나'와 지금의 '나' 는 라는 시의 '어쩌면 새도 없고 나도 뜨락에 서 있는 그 사람이 아닌지 모른다'는 시인의 말처럼 누가 누구인지, 나였는지, 지금.. 2022. 10. 8.
[헤르만 헤세] 위안 위안 헤르만 헤세 살아온 그 많은 날들이 이젠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았다 지니고 있을 아무 것도 즐거워 할 그 무엇도 없다 수많은 모습들을 어떤 흐름이 나에게로 실려 왔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붙들어 둘 수 없었고 아무 것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것들이 내게서 빠져나가도 내 마음은 이상하게 모든 시간을 뛰어넘어 삶의 정열을 짙게 느낀다 정열이란 어떤 의미도 목표도 없는 멀고 가까운 모두를 알며 뛰노는 어린 아이처럼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신을 생각한다. 신은 인간에게 어떤 모습으로 관여하시나. 내 삶에 어떤 모습으로 흔적을 남기시나. 수많은 모습들을 어떤 흐름이 나에게로 실려 왔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붙들어 둘 수 없었고 아무 것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수 많은 모습 혹은 일들이 내 턱밑으로 와, .. 2022. 9. 5.
[로버트 프로스트] 불과 얼음 불과 얼음 로버트 프로스트 어떤 사람은 이 세상이 불로 끝날 거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얼음으로 끝난다고 말한다. 내가 맛 본 욕망에 비춰보면 나는 불로 끝난다는 사람들 편을 들고 싶다. 그러나 세상이 두 번 멸망한다면 파괴하는 데는 얼음도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할 만큼 나는 증오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걸로 충분하다. (정현종 번역, 1973년 민음사 발행) 얼음으로 소환되는 시간과 사람 -잠시 딴소리부터- 이틀에 한 번 얼음을 깬다. 오롯이 집에서 여름을 보낸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놀라운 것 중에 하나는 얼음을 많이 먹는다는 거다. 그동안은 마트에서 얼음 3킬로그램을 배달시켜서 먹었는데, 일주일도 되지 않아 얼음이 바닥이 나, 얼음을 얼려서 먹기로 했.. 2022. 8. 2.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 비틀즈의 노래 를 얼마전에 처음 들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영화제작사 대표가 이 노래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이 노래를 모티브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재미있다고, 그래서 새벽마다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했다. 늘 지쳐보였었는데, 시나리오 이야기를 하는데 신이 나 보였다. 어떤 내용인지는 묻지 않았더랬다. 왜냐면 이 노래를 모티브로 했다는데, 이 노래를 몰라서... 알고자 하면 이야기가 한 보따리가 쏟아질 것 같아 더 묻지 않았다. (이게 문제다. 궁금하지 않더라도 물어보고, 호응하고 해야 하는데.. 나는 그걸 못한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무심히 링크를 타고 들어가 이 노래를 들었는데, 마음이 꿈틀거렸다. 아득하고 아늑했다. 영어 번역을 찾아봤다. 이후 나는 50번은 들은 것 같다. 그.. 2022. 5. 31.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초대 아침해가 해가 온 집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매해 느끼지만 늘 봄햇살은 달랐다. 그리고 새삼스럽다. 일요일 친구가 사놓고 간 에그타르트를 에어프라이어에 데우고 요즘 즐겨 쓰는 모카포트에 에스프레소를 내려, 데운 우유에 부어 카페오레를 만들었다. 집안 가득히 들어온 햇살들이 살짝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흐르는 시간을 즐긴다. 1. 파키스탄 북부 훈자마을의 히말라야 거대한 산자락에 있던 게스트하우스에 2주 정도 묵었었다. 일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에 한국책 몇 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었다. 한글로 된 문장이 그리웠다. 어떤 말이라도 소리내어 읽고 싶었더랬다. 그곳에 있었던 책은 2022. 3. 29.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Nic dwa razy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2022.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