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차거2 [풍기인견] 다림질 해가 떠서 하얗게 밝은 베란다 창밖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고야, 하는 신세한탄이 절로 새나왔다. 해가 지고서야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면서, '원고를 보는 것도 아니면서...,' '이 나이에 밤을 새며 뭐하는 거지?' 왜 그랬지? 하며 아침잠이 들었다. 11시, 서너시간을 잘 잤다. 눈을 뜨자마자 바로 박음질이 완성된 옷을 다리기 시작한다. 박음질선을 따라 시접방향을 따라 스팀다리미로 천천히 눌러주니 박음선으로 이어진 양쪽 천의 높이가 나란해진다. 다림질 끝낸 옷을 옷걸이에 걸어놓으니 천과 박음실과 박음선이 하나로 흘러내린다. 눈 가는 곳없이 옷에 광이 나기 시작한다. 작가의 초고는 손 대지 않은 상태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고, 깨달음도 주지만, 좋은 편집자를 만나 교정을 시작으로 편집을 잘 끝내고 나.. 2020. 7. 5. [풍기인견] 언젠가의 꿈 오늘도 어제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그제 패턴을 그리고, 재봉을 하느라 밤을 샌 여파가 아직까지다. 아침에 하얗게 밝아오는 바깥을 보며 오랜만에 머리 속이 쌔했다. 출판사에서 작가 피드백 혹은 교정을 보느라 밤을 샌 적이 꽤 있었다. 이삭줍기처럼 원고를 읽을 때마다 작가에게 해 줄 말이 있고, 교정을 봐야 할 문장이 있었다. 혹 빠진 것이 있을까봐 보고 또 보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되곤 하였다 그 하얀 아침엔 여지없이 기분좋게 머리가 쌔해지곤 했었다. 간혹은 깊은 밤 작업이라 작가 피드백에 감정에 치우지거나, 집중력 부족으로 교정이 엉망이 되어 밤샘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한 적도 있었다. 그제 밤샘으로 '옷' 한 벌이 완성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꿈에 그리던 '내 마음에 드는 풍기인견'.. 2020.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