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대로 小說41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앨리스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그 남자의 행동은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에릭은 처음 만난 날과 똑같이 복잡해 보였다. 그 첫만남에서 그녀는 그 남자를 '안'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주장할 수 없었다. 그 남자는 멀리서는 잘 보이지만, 가까이 .. 2019. 1. 23. [허수경] 박하 우린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모르지 아침에 일어나면 목을 누르는 슬픔 그저 지나갔으면 했지만 매일의 손님이야, 이 슬픔은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아마도 내 아침의 버릇이겠지 네가 쓰러졌는데도 난 몰랐고 내가 우는데도 넌 몰랐지 꼭 우린 모르는 사람들 같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2019. 1. 8. [마쓰이에 마사시]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잠시 딴 소리 부터- 아무 생각없이 추천도 없이 일본소설이라서 그냥 고른 책이었다. 일본소설은 을씨년스런 미스터리물도 많지만,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오랜 습지처럼 물결조차 일지 않는 조용한 소설이다. 그런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다. 나는 가끔.. 2018. 4. 24. [김선영] 내일은 내일에게 “사실은요, 무섭거든요. 이 집에 혼자 있는 것도 그렇지만 이대로 영영 혼자가 될까 봐 무섭거든요” -김선영, [내일은 내일에게] 중에서 한마디다. 꽉 끼인 전철을 타고 출근을 하다가, 어제 스친 말이 그림으로 되새겨졌다. 이대로 영영 혼자가 될까 봐 무섭거든요. 청소년 소설이다. 함.. 2017. 12. 14. [한차현]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 경계란 내 온전함을 지킬 수 있는 한계라고 했다. 흔히 선이라고도 하지. 만남의 경계, 만남의 선 "영화 보실래요?" 라는 문자를 보내고, 기다린다. 나는 이렇게 기다린다. 사람의 마음을 알 길이 없는 우리는 무슨 말이던 해 놓고 기다린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 저장된 사람, 겹겹이 쟁여.. 2017. 12. 8. [조르주 페렉] 잠자는 남자 어제. 퇴근하자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자, 배가 몹시 아팠다. 아마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탓인 듯 했다. 나는 전기장판을 배에 깔고 누었다. 예민해진 위인지, 장인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러다 기절한 것처럼 잠이 들었다. 자다 깨어 시계를 보니 겨우 자정이었다. 한.. 2017. 8. 29. [방민호]연인 심청 [방민호] 연인심청 다산책방 2015. 01 여시아문(如是我聞) 이 말은 그 뜻이 아니지만, 책을 읽고나면 나는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고 먼저 말하고 싶어진다. 이렇게 거창한 말을 붙여도 되나? 하지만 부처님께서 들으셨을, 아마 비슷한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다. 아우성 소리에 지옥이 따로 .. 2016. 10. 26. [헤르만헤세] 데미안 작가 서문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내 이야기를 하자면, 훨씬 앞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이전으로 내 유년의 맨 처음까지, 또 아득한 나의 근원가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리라. 작가들은 소설.. 2015. 2. 3. 사물에 관한 엽편-유리 유리 둔탁한 소리와 함께 쨍그랑... 아버지가 들고 있던 컵을 식탁 위에 내리친 모양이다. 컵은 식탁유리와 부딪치며 산산조각으로 깨지며, 거실바닥에 흩어졌다. 나는 마치 이 일을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당연한 일처럼 깨진 컵 조각들을 주웠다. 큰 유리조각 몇 개가 거실 바닥을 긁었는.. 2014. 9. 23.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