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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대로취미11

[커피브루잉]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새로운 원두 '에티오피아 에가체프 아리차'는 취향저격이다. 이전에도 예가체프의 과일맛 커피를 좋아했었는데, 예가체프 아래 많은 종류가 있다는 건 이번에 알았다. 지난 시간에 드립한 '예가체프 띠에라'는 신맛이 인상적이었는데, 아리차는 신맛에 단맛에 고소한 맛에 뭔가 발란스가 좋다는 느낌이다. 내게 좋은 거겠지. 수업의 포인트는 여러가지 드리퍼를 써 보는 것이었다. 늘 쓰던 칼리타, 큰 구멍 하나에 원형 하리오, 겨우 작은 구멍 하나인 멜리타. 드리퍼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을까 원두량, 물 온도, 물 양, 추출시간(멜리타는 어쩔 수 없이 다름) 등을 가능한 동일 조건으로 두고 추출을 했다. 칼리타 중심으로 하리오는 가벼운 느낌, 멜리타는 좀 묵직한 느낌이다. 구멍의 크기에 따라 변하는 용해속도, 추출속도 .. 2021. 8. 6.
[커피 브루잉]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 원두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마음이 제법 맞는 외주업체 디자이너" 같다. 간혹, 내부 직원보다 외주업체 직원이 더 마음이 맞아 속내를 보여줄 때가 있다. 그렇더라도 어려운 건 어려운 거고, 내부에 두고 매일 부대끼는 건 생각을 좀 해야하는,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 원두는 내게 그랬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원두를 사용하여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하였다. [Fragrance] (커피 분쇄 후 나는 향) #연유의 달콤 #견과의 고소함 #버터의 크리미 [1차 추출] 1차 추출 후 마신 flavor(추출한 커피 맛)은 스타벅스와 같은 프렌차이즈 커피처럼 쓴 맛이 강했다. 추출한 커피의 온도가 좀 내려가자 Sugar Browning계열의 향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아예 식으니 신맛이 났다... 2021. 7. 30.
원피스 다섯 벌 대응법 좋아졌다. 일년전 혹은 이년전 내가 이런 삶을 살았다면 단언컨데 내 얼굴은 시커멓게 변했을 것이다. 안달복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천천히가 되고 있다.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서인가, 살궁리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건가. 원피스 다섯벌의 주문을 받은 지는 한 달쯤 페어가 끝나고 주문받은 옷들을 모두 만들었고, 배송을 하고, 그 중 한 분이 선물을 할 거라시며 린넨으로 원피를 다섯벌 주문을 하셨다. 고마워서, 예쁜 원피스를 만들고 싶어서 리투아니아 린넨 원단을 동대문시장에서 샀다. 그게 한 3주전쯤인가보다. 그리고 한 주는 함께 주문이 들어온 앞치마 10장을 만들어 보내드리고, 지난 주부터 퇴근하고 나서.. 늘 아홉시 정도부터 원피스를 만들기 시작, 하루는 윗판 재단, 하루는 치마부분, 하.. 2020. 9. 23.
2020 핸디아트코리아 페어를 끝내고 잘 끝냈습니다. 출판사를 그만두자말자 바로 옷 만들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재봉틀에서 실을 꿰는 것부터 시작해서, 곧게 일자로 박음질을 하는 것은 왜 그리 어려운지, 마치 스님께서 목탁을 두드리는 차분함으로 손과 발을 썼습니다. 그리고 무모하게 페어에 참가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능력보다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거의 한 달 독방 아닌 독방 감옥에 갇힌 듯 만들었던 옷들은 거의 모두 팔렸습니다. 그리고 원단과 만드는 법을 함께 포장한 패키지도 꽤 팔렸습니다. 뭘 그리 잘 만들었겠냐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동안 제가 풍기인견으로 만든 옷이 썩 맘에 들지 않아 차라리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처럼 오신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으로 칭찬해주시고 사주셨습니다.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도, 오프몰도, 아무 .. 2020. 8. 11.
리시케시 사리(Sari) 2006년 6월 어느 이른 아침, 인도 리시케시 갠지스 강변에서 30분동안 이 여인들을 힐끗거리며 쳐다봤다. 꼼짝 않고 서서 사리(Sari)를 말리는 이 여인들은 방금 갠지스에서 옷을 입은 채 목욕을 했고, 물 속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인도 북쪽 히말라야의 석회질이 녹아 하얀 물이 흐르던 갠지스라 여자들의 몸은 보이지 않았다. 네모 옷. 바느질을 하지 않은 옷.  인도 리시케시 갠지스 강변에서 30분동안 이 여인들을 힐끗거리며 쳐다봤다. 꼼짝 않고 서서 사리(Sari)를 말리는 이 여인들은 방금 갠지스에서 옷을 입은 채 목욕을 했고, 물 속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인도 북쪽 히말라야의 석회질이 녹아 하얀 물이 흐르던 갠지스라 여자들의 몸은 보이지 않았다. 네모 옷. 바느질을 하지 않은 옷. 이음선 하나 .. 2020. 7. 22.
[풍기인견] 캐미솔: 끈나시 여름에는 '끈나시'만큼 시원한 옷이 없다. (끈나시는 일본말이고, 캐미솔이 맞다. 하지만 끈나시라고 부른다) 집에서는 맨살에 그냥 입고, 나갈때는 속옷 위에만 입어도 되고, 아님 얇은 티셔츠 위에 조끼처럼 입어도 이쁘다. 작년 맘에 드는 끈나시를 얼마나 찾아다녔던지, 내가 원하는 건 남들도 원할거야 하는 마음으로 끈나시로 여러가지 패턴을 그리고, 재단하고 박음질하고, 입어보고, 몇 번의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풍기인견은 모두가 알다시피 패브릭 패턴이 나이가 들어보이고, 세련된 것을 찾기 힘들다. 아마도 주 사용자층이 연세드신 분이다보니 어쩔수 없다. 작년부터 뒤지고 뒤져 '청나뭇잎 패턴'과 '베이지꽃 패턴', 이 두 종류의 패브릭으로 픽하고 이것들로만 옷들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책 하나를 끝내고 펼쳐보고.. 2020. 7. 13.
시접을 넘기는 방향 옷을 만드는 일은 원단과 원단을 자르고 이어붙이는 것이다. 옷이 이쁘려면 자르고 이어붙이는 것을 잘하면 되는 거지. 잘 이어붙이면 몸에 잘 맞는 입체적인 디자인이 된다. 오늘도 잘 자르고 잘 이어붙이려고 애쓰는데, 잘 되다가 안되다가, 내 마음에는 자신감과 자괴감이 번갈아 드나든다. 시접. 잘라낸 옷감의 솔기를 맞춰 박음질을 하고 나면 시접이 생긴다. 시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옷의 안쪽에 최대한 없는 듯이 처리해야 한다. 시접을 솔기 속에 숨기는 통솔이나 쌈솔도 있고, 시접을 반으로 갈라 평평하게 만드는 가름솔도 있다. 요즘 만드는 풍기인견 옷들은 솔기가 잘 빠지고 미끄러운 원단의 성격때문에 주로 통솔로 시접정리를 한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실수를 하는 것이 솔기를 꺽는 방향이다. 이어붙이고 박는 동.. 2020. 7. 10.
[풍기인견] 다림질 해가 떠서 하얗게 밝은 베란다 창밖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고야, 하는 신세한탄이 절로 새나왔다. 해가 지고서야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면서, '원고를 보는 것도 아니면서...,' '이 나이에 밤을 새며 뭐하는 거지?' 왜 그랬지? 하며 아침잠이 들었다. 11시, 서너시간을 잘 잤다. 눈을 뜨자마자 바로 박음질이 완성된 옷을 다리기 시작한다. 박음질선을 따라 시접방향을 따라 스팀다리미로 천천히 눌러주니 박음선으로 이어진 양쪽 천의 높이가 나란해진다. 다림질 끝낸 옷을 옷걸이에 걸어놓으니 천과 박음실과 박음선이 하나로 흘러내린다. 눈 가는 곳없이 옷에 광이 나기 시작한다. 작가의 초고는 손 대지 않은 상태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고, 깨달음도 주지만, 좋은 편집자를 만나 교정을 시작으로 편집을 잘 끝내고 나.. 2020. 7. 5.
[풍기인견] 언젠가의 꿈 오늘도 어제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그제 패턴을 그리고, 재봉을 하느라 밤을 샌 여파가 아직까지다. 아침에 하얗게 밝아오는 바깥을 보며 오랜만에 머리 속이 쌔했다. 출판사에서 작가 피드백 혹은 교정을 보느라 밤을 샌 적이 꽤 있었다. 이삭줍기처럼 원고를 읽을 때마다 작가에게 해 줄 말이 있고, 교정을 봐야 할 문장이 있었다. 혹 빠진 것이 있을까봐 보고 또 보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되곤 하였다 그 하얀 아침엔 여지없이 기분좋게 머리가 쌔해지곤 했었다. 간혹은 깊은 밤 작업이라 작가 피드백에 감정에 치우지거나, 집중력 부족으로 교정이 엉망이 되어 밤샘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한 적도 있었다. 그제 밤샘으로 '옷' 한 벌이 완성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꿈에 그리던 '내 마음에 드는 풍기인견'.. 2020.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