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만드는편집자3 시접을 넘기는 방향 옷을 만드는 일은 원단과 원단을 자르고 이어붙이는 것이다. 옷이 이쁘려면 자르고 이어붙이는 것을 잘하면 되는 거지. 잘 이어붙이면 몸에 잘 맞는 입체적인 디자인이 된다. 오늘도 잘 자르고 잘 이어붙이려고 애쓰는데, 잘 되다가 안되다가, 내 마음에는 자신감과 자괴감이 번갈아 드나든다. 시접. 잘라낸 옷감의 솔기를 맞춰 박음질을 하고 나면 시접이 생긴다. 시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옷의 안쪽에 최대한 없는 듯이 처리해야 한다. 시접을 솔기 속에 숨기는 통솔이나 쌈솔도 있고, 시접을 반으로 갈라 평평하게 만드는 가름솔도 있다. 요즘 만드는 풍기인견 옷들은 솔기가 잘 빠지고 미끄러운 원단의 성격때문에 주로 통솔로 시접정리를 한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실수를 하는 것이 솔기를 꺽는 방향이다. 이어붙이고 박는 동.. 2020. 7. 10. [자발적 노동]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좋다 "손으로 만드는 것은 느리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좋다. 나를 닮은 것 같아서 좋다. 빠르지 못하고 실수투성이인 내가 만든 것이기에 바느질도, 못질도, 페인트칠도 그렇게 나를 닮았다. 어느 쪽은 비뚫고, 어느 쪽은 바르다. 조금씩 고치고, 맞춰 나가고, 다시 칠하는 번거로움이 있어도, 차츰차츰 내 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좋다." -한세진 [매일매일 핸드메이드] 프롤로그 중에서 [매일매일 핸드메이드]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좋다. -풍기인견 꽃무늬 앞치마 풍기인견으로 무엇을 만든다는 것과 꽃무늬 앞치마, 원피스를 입고 있는 일상을 산다는 것 어제 여름용 앞치마로 디자인을 최대한 간결하게 해서 완성한 풍기인견 꽃무늬 앞치마를 입었다. -엘더목으로 만든 베란다 서재 베란다 한 켠에 마.. 2020. 7. 5. [풍기인견] 언젠가의 꿈 오늘도 어제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그제 패턴을 그리고, 재봉을 하느라 밤을 샌 여파가 아직까지다. 아침에 하얗게 밝아오는 바깥을 보며 오랜만에 머리 속이 쌔했다. 출판사에서 작가 피드백 혹은 교정을 보느라 밤을 샌 적이 꽤 있었다. 이삭줍기처럼 원고를 읽을 때마다 작가에게 해 줄 말이 있고, 교정을 봐야 할 문장이 있었다. 혹 빠진 것이 있을까봐 보고 또 보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되곤 하였다 그 하얀 아침엔 여지없이 기분좋게 머리가 쌔해지곤 했었다. 간혹은 깊은 밤 작업이라 작가 피드백에 감정에 치우지거나, 집중력 부족으로 교정이 엉망이 되어 밤샘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한 적도 있었다. 그제 밤샘으로 '옷' 한 벌이 완성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꿈에 그리던 '내 마음에 드는 풍기인견'.. 2020.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