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오빠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올해가 오빠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았던 시간보다 그리워하며 기억으로 산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럼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어제 오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교열이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쁜 놈이라고 욕부터 시작했다. 한번도 전화 안 한다고, 승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승이한테 소주 한잔 갈 사람이 없다고, 너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한 번 전화가 없다고, 나쁜 놈이라고 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데, 웃었다. 다행이었다. 전화라서. 고마웠다. 무심한 척하며, 오빠를 보고 싶어하는구나. 뭔가 오빠 이야기를 하면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에게 짙은 그림자 같고, 어둠 같고, 스크레치 같고,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변명했다. 오빠는 26살에 세상을 떠났다. 무엇이 ..
2022. 8. 5.
[음주] 힘들면 자제해야지
술을 마시면 2박 3일 죽어야 살아난다. 각오해야지. 알지. 근데 마셨다. 아예 술을 안 마신지는 2년 넘었고, 그 전 몇년은 점심 혹은 오후에 맥주 딱 한잔, -한 잔은 너무 좋지,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사랑한다. 그리고 시간을 거꾸로 놓고, 그 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10년 이상 전부터 처음 술을 마실 때까지 거슬러올라가 그때쯤은 술을 잘 마셨다. 아버지, 오빠, 동생 모두 술을 좋아하고, 그것도 집에서 마시는 술을, 늘 함께 마시고, 술을 잘 먹는 방법도 전수받고, 술 안 취하는 법도 전주받고, 그래서 나는 꽤 잘 마셨는데, 세월에 장사가 없는지 몸이 약해진건지 이제는 음주불능자가 되고 말았다. 회사를 다니지 않으니 사람구경하기가 힘들다. 대화하는 방법을 잃어버렸을지도, 이래서 안되겠다 싶어 ..
2022. 7. 16.
[사고] 차 안에 물이 가득 고였다
차 안에 물이 가득 고였다 차를 탈 일이 없다. 안동을 갈 때가 아니면, 차는 아파트 주차장에 몇 달이고, 그냥 서 있다. 좀 전 같으면 어찌저찌 가까운 곳이라도 다녔기에 좀 타고 다녔는데, 그렇게 다니기에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다. 아껴서 살아야 하니까. 지하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라 그냥 지상주차인데, 하루 이틀이면 차가 너무 더려워진다. 먼지에, 눌러다니는 낙엽에, 비둘기 똥에, 못 봐줄 꼴이 된다. 폐허. 햇빛도 가리고, 먼지도 막고, 적어도 앞 유리창이라도 가리기 위해 반커버를 사서 덮어두었다. 그런데...., 반커버 고정끈 여섯개 중 두 개를 차 뒷문 사이로 끈을 넣어 차 안에서 서로 고정하는 방법이었는데, 지난 2주 내린 폭우, 장마비, 보슬비... 각종 비에 끈을 타고 차 안으로 비가 들어간거다..
202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