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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산 속으로 온 친구는....

by 발비(發飛) 2006. 10. 17.

 

친구는 배낭 한 가득 지고, 대구에서 봉화까지 몇 번씩 차를 갈아타고 왔다.

김치찌개 거리, 된장찌개 거리, 밑반찬들....
“잘 먹고 살아야 해. 끼니 거르지 마!”

초코파이, 핫 브레이크, 초코 아몬드······.
“산 속에 있으면서 단 거 먹고 싶었을 거야!”

바케트, 생강과자······.
“너 좋아하잖아, 커피랑 먹어! 시골이니까 시골기분도 내고!”

긴 팔 티셔츠, 두꺼운 남방······.
“여름인 줄 알고 들어왔지? 산속이 추울테니까 따뜻이 입고 있어!”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없다.

 

손에 산국화 몇 가지, 꽃향유, 누리장가지 하나를 들고서 나타났다.
“꽃향유, 참 이쁘지? 이 누리장나무는 지난 번 대전에서 같이 본거지? 산국화 향기가 머리를 맑게 해준다니까 향기 많이 맡어!”

친구가 가지고 온 재료들로 ······. 늦은 아침을 같이 준비했다.
“너 겨울에 다리에 앉아서 밥 먹었다고 했지? 우리 아침밥 다리에 앉아서 먹자. 좋았다고 했잖아.”

친구가 돌아갔다.
20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산 속에 있다가 집으로 갔다.
“밥 잘 먹어!” 그렇게 말하고······.

 

......산국화 냄새가 지금도 방안 가득하다. 가만히 있어도 그냥 내게 온다.

 

 

............누리장 나무씨가 점점 말라간다. 작아졌어. 빨리 빨리 작아져!

 

 

.....오늘 아침도 친구가 준비해 준 김치찌게 먹었다. 맛있었다. 그것도 무지!

 

 

...............이 모든 행복을 준 친구, 밥상 앞에 두고 날 기다리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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