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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윤효간] 피아노와 이빨

by 발비(發飛) 2006. 9. 30.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곧 100번째의 콘써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무대는 그의 가슴 안에 있었다.
 자신만의 무대를 가슴 안애 두고 그 안에서 넓게 움직이며 남자다.





-Anycall카메라로 그를 찍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윤효간 - 행간 공유

피아노 건반과 건반이 두드릴 때 들리는 행간의 울림을 들으려고 온 정신을 몰두했다..
울림은 그의 기운이 더해지면서 끌어올려지기도 하고 바닥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그의 기운에 따라 찰라의 시간들이 늘어나기도 사라지기도 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음악이라는 것은 시간의 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했다.
짧게 숨을 쉬어야 하고 숨을 멈춰야 하고, 길게 내려놓아야 하기도 했다.
나의 호흡은 마치 그와 협연을 하는 듯 했다.
비어진 것들과의 공유, 음과 음의 사이, 무대와 객석사이, 그의 호흡과 나의 호흡사이,
그 행과 행간을 공유했다.

정보공유를 제안하는 윤효간 - 무념 행군

그 분의 콘서트에는 초대손님이 있단다.
그들은 아주 다양하단다. 그들의 공통점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라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아무 생각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가느라
아무도 그들이 살고 있는 줄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했다.
그러다 순간, 아무 생각 없이 살던 사람을 세상 사람들이 발견하면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했다.
그들 대부분은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생각없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다했다.
윤무부 새박사, 줄타기 명인*8*, **제약회사 사장, 하일성 야구해설가, .....
(무지 많은 사람이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사람 혹은 아직도 모르는 사람
그도 그런 사람이라했다.
뭔가 원하는 것이, 혹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생각을 하지 말라했다. 아무 생각없이 움직이라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았으면 한단다. 이것이 공유한 정보이다.

호흡 공유

그의 콘서트 내내 그의 연주를 배경삼아 그림을 그리는 안민승화가라는 분이 있었다.
그의 말대로 피아노와 그림과 환각을 공유한다.
마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수의 모습으로
자신의 연주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위해 그의 기운 모두를 음에 실려 날려보내고
날아온 음들을 한 음도 놓치지 않고 캔퍼스에 옮기려 서로에게 몰두하는 모습이다.
화가가 그리는 몸짓을 살펴 그는 호흡을 정리하며 다음 숨을 쉬었고
화가는 자신의 몸으로 그의 호흡을 한다.


너 있니? 나도 있어! 그럼 우리 모두 가진거야?

눈을 감고 그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가슴팍이 무대가 될 것이다.

그의 연주와 그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내 가슴은
내가 맘대로 춤을 추고 노래를 해도 될 만큼 넓은 무대일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아주 오래 춤과 노래를 즐겨도 될 무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춤을 출 수 싶다는 생각보다는 내게 잘 추어도 못 추어도 날 주인공으로 삼을 준비가 되어있는
내게 그런 무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누구나 그런 무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모두다!
세상 사람이 모두 춤출 수 있다는 것, 그런 무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
윤효간이라는 사람의 무대를 나눠 가지듯이,
 세상 사람들의 무대를  모두 나눠 가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참 좋은 시점이었다.

서울 체류시간 50시간.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혼자  지낼 한 달 동안, 윤효간의 CD를 들으며 춤을 춰야지.


서울집, 종로, 대학로, 아버지병원... 서울 일정 마지막에 끼워넣은 콘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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