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라자스탄주, 자이살메르에서 사막투어를 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로 지른다.
50도가 넘는 더위
낙타는 무른 발로 모래위를 나 대신 걷고 있다.
아주 천천히
종일을 낙타가 대신 걷는 사막으로 들어간다,
저녁이 되어 정말 모래 뿐인 모래둔치에 자리를 잡았다.
자이살메르를 황금도시라고 부른다.
이 곳의 모래가 황금색이다.
모래둔치 위에 올랐다.
끊임없이 모래 바람은 불고 있다.
매끈한 모래 위에 난 주저없이 날 飛를 썼다.
매끈한 모래들을 찾아다니며 수없이 써보았다.
나의 이름 삼아 쓰는 飛자를 수없이 썼다.
파키스탄의 훈자, 울타메르 트래킹 중이었다.
수목한계선을 넘어 풀도 없는 흙덩이들이 절벽이 되어 있다.
빈 벽이다.
해발 3600정도의 높이에서 고산증세로 숨을 쉬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머리를 숙이고 돌을 줍는 것
한 손 위에 한 손을 올리고
뾰족한 돌을 들고, 飛를 새긴다.
히말라야 산자락에다 비 한 번 내리면, 바람 한 번 세차게 불면 지워질 飛를 새겼다.
내가 누구인지 항상 모른다.
그래서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불안체.
모래에다 이름을 새기고, 흙벽에다 이름을 새기고
새긴 이름을 본다.
그 곳에 이름을 새기고 서 있는 내가 바로 나인 것이다.
난 나의 이름을 새길 수는 있었다.
사막을 건너
히마라야를 올라
내가 누구인지 잊지 않을 정도는 되는 것이다.
그 정도는 되는 것이다.
그 곳에 飛를 새길 때의 떨림으로
다시 서울을 시작한다.
아침 내내 뭐부터 해야 하나하고 약간의 공황상태에 빠졌었다.
사진 파일을 찾아 지금은 이미 지워지고 없을 나의 이름을 보며 단단히 맘을 먹어본다.
나의 이름은 飛
땅으로 내려앉지 않으면 날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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