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왓 유적군.
그 곳을 꿈 꾼지가 몇년쯤 되었을까?
아마 3년전, 아니면 4년전.
어느 사진 작가의 사진에서 보았다.
앙코르왓 유적군 어느 사암 무더기에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도 편안해서 나도 그 곳에 가면 쉴 수 있을 듯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 곳이 무엇을 하던 곳인지
그 곳이 누가 살았던 곳인지
내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곳을 가기위해서 붉은 길을 지나야 하고
그 길의 양 쪽으로는 뽀족한 나무들이 자라고
하늘과 땅이 붙은 그런 곳이라는 것 밖에는 모른다.
보여지는 것으로도 난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을 듯 싶었다.
이동이다.
방콕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붉은 길을 만났다.
(아마 이 붉은 길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아스팔트 공사중이니까... 정말 다행이다. 붉은 길을 마주 달릴 수 있어서...)
붉은 비포장길 끝에 시엥립이다.
여긴 한국이었다.
오던 길과는 다르게 한국사람들의 입맛에 잘 셋팅되어진 관광지다.
실망!
아니, 아니다.
내가 만나러 온 것은 앙코르 유적지의 돌덩이들이다.
도착한 다음 날 이른 아침, 매표소로 가서 3일간의 앙코르관광티켓을 끊었다.
찬찬히 ...
(무지하게 넓다.)
찬찬히 유적지의 순서를 정한다. 노선대로 유적군의 크기를 잘 배분하여 항상 감동받을 수 있도록
길을 잡았다.
사암들이다.
사암들은 틈이 많아서 가벼운 돌들이다.
돌들 사이로 이끼가 끼어 모든 돌들은 거의 푸른 빛이 돈다.
돌들을 쌓고,
돌들에 조각을 하고,
이 모든 것들이 사원이다.
누군가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며, 기원을 하던 곳이다. 간절한 곳이다.
캄보디아의 종교가 힌두에서 불교로 넘어가던 시기의 유적군들이라 힌두의 신과 불상들이 혼재한다.
각각의 사연도 많다.
간절히 기도하던 옛 그 곳은 지금도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줄 태세로 향을 피우고 있었다.
난 그 향들의 향을 가로 질러 다녔다.
내가 온 몸 가득히 받고 싶었던, 느끼고 싶었던 그 곳을 찾아 헤맨다.
다리가 흔들거린다.
더위에 머리가 어질거린다.
자꾸 먹어본다. 헤매고 다닐 수 있을 듯 싶어 자꾸 먹어본다.
어디가 어딘지...
어디가 어딘지,....
그 곳이 어디인지...
여기 저기서 한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꿈속을 원하는 나를 현실로 되돌리고 있었다.
앙코르인들은 어찌 되었을까 하는 설 중에 우주인화 되었다는 설도 있단다.
나도 그들처럼 현재가 아닌 어느 곳을 상상했을런지도 모른다.
3일동안을 정신없이 헤매다녔다.
참 많은 것들을 보았다.
내가 처음 원했던 돌들에게 내 영혼을 맡기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실패한 지 모르지만,
돌들 위를 걸을 때 느껴지던 따스함은 그것이 완벽한 실패는 아니었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담에 사진과 함께 찬찬히 올리려고 한다.)
3일간의 일정이 끝나고 멍했을 때,
한 식당 벽에 기대앉아 앞 옆으로는 꿈을 쫓아 살다 날개를 접은 인간들과
그들 역시 꿈을 쫓다 잠시 날개를 접은 옆 섬나라사람 몇 명과 오랜 시간을 떠들었다.
오직 꿈만을 떠든 시간이었다.
모두들 쉼없이 그들의 언어도 우리의 언어도 아닌 제 3의 언어를 사용해서 최대한 심플하게 자신의 꿈을 떠들고 있었다.
심플해서 진정 그들의 꿈이 무엇인지 선명히 알 수 있었고
나의 꿈 또한 군더더기 없이 말 할 수 있었다.
새벽이 되어서야 헤어졌다.
모두들 앙코르 왓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육신의 그림자라는 뜻이라는 앙코르왓!
그 곳에 이것 저것 다 뭉개고, 딱 나의 모습만 보여주는 내 육신의 그림자도 같이 있었다.
앙코르 왓,
사진들을 다시 보고 싶다.
집에 가면, 내 육신이 생겨나 자란 집에가면 그 곳에 드리워졌던 나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멍하니 주절주절....
어제 늦게 방콕에 도착했고
난 여행사에 들러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비행기표를 구해 집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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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가면 뭐가 있지?
엄마가 집에는 아무것도 없다던데?
그래서 안동으로 오라던데...
집에가면 뭐가 필요하지?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물건? 핸펀은 집에 있으려나.....)
별밤에 참 많이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갈께요....
지금은 방콕!
어디서 인터넷을 하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
여기는 방콕 하고도 카오산로드라는 여행자거리, 인터넷방이 차고도 넘칩니다.
마치 나사본부같이 생긴 곳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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