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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지금은 마날리

by 발비(發飛) 2006. 6. 25.

지금은 마날리입니다.

마날리라는 곳은 제가 느끼기에는 전초기지같은 곳입니다.

 

마날리는 히마찰주이지만 카쉬미르주와 떼어놓고는 말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이 곳을 찾는 여행자는 두 부류입니다.

 

한 부류는 마날리에 거점을 잡고, 레나 스리나가르가 있는 카쉬미르주로 가기위한 중간거점으로 이용하는 사람들과

카쉬미르가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라 좀은 위험하다고 혹은 이동거리나 이동수단이 힘이 들므로 인도의 가장 북단여행지로 삼는 사람들이 방문을 하는 곳입니다.

 

마날리는 그저 이야기나 가이드북으로 볼 때보다 묵으면 묵을수록 편안한 곳입니다.

휴양지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이 곳이 다른 관광지와 좀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아주 깔끔하다는 점입니다.

 

이 곳의 쇼핑포인트는 옷과 은제품인데,

거의 대부분 가게가 재봉틀을 가게 앞에다 두고 만들어서 팔고 있습니다.

은제품도 마찬가지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수제로 만듭니다.

 

 

저도 바지를 하나 사려고 하는데 색깔이 맘에 들지 않아

다른 색으로 만들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뭐든지 가능하답니다.

단 3시간만에 제가 말하는 디자인에 색깔의 옷을 만들어주는데 가격은 그냥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빵집도 마찬가지이고.....

아마 이 곳은 인도의 중심부와 교통편으로 굉장히 먼 거리라서 수급이 어려우니까

스스로 만들고 팔고.. 알아서 해결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마날리, 이 곳은 유황온천으로도 유명합니다.

바쉬쉿에 있는 노천유황온천이 유명한데, 무료입니다.

아침 일찍 가야만 깨끗한 물에 온천을 즐길 수 있다기에, 어제는 새벽에 일어나 오토릭샤를 타고 유황온천으로 갔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 그리고 그들의 온천!

무엇이 다를까?

미루어 짐작하여 보건데, 뭔가 다르긴 다를텐데....

역시나 달랐습니다.

사원 바로 옆에 노천에 수도꼭지에서 더운 물이 김을 뿜으며 나오고,

그 아래에서 세수를 하는 사람, 설거지를 하는 사람, 물을 길으는 사람들,

이 곳은 아마 우리가 찾고 있는 그 온천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사원으로 사람들이 들어갑니다.

사원안에 온천이 있다니, 그렇지만 사실 사원이 아니라 그들은 모든 생활이 종교와 떨어질 수 없는 까닭에 온천으로 들어가는 작은 틈새에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두었던 것입니다.

그들을 따라 사원처럼 생긴 온천으로... 어떤 곳이 인도인의 온천일까...

신발을 챙겨둘 곳도 없으니, 그냥 그저 밖에다 벗어두고 ..

여성전용통로로 들어갔습니다.

허걱입니다.

분명 노천인데... 노천의 개념은 길가가 아니라 하늘이 뚫려있다는 뜻이었나봅니다.

지방 소도시의 대중목욕탕의 탕크기정도?

하나의 탕과 그 탕에서 빠지는 거품물이 가두어지는 작은 탕, 딱 그 둘입니다.

옷을 벗어둘 곳이 없네.

미리 온 인도 아주머니가 어찌 하시나 눈치를 살폈습니다.

인도에서는 언제 어느 곳에서 목욕을 하던지 속옷을 벗지 않고 목욕을 한답니다.

그러니 당연 그 아주머니 속옷만 입으시고 온천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그럼 입으셨던 겉옷은 어디에?

돌담의 틈새에 옷을 얹어두셨습니다.

욕조의 테두리에 얇게 둘러진 턱을 지나 적당한 곳에 옷을 벗어두고, 인도아주머니 옆에 자리했습니다.

눈치만 늘었습니다.

아주머니의 준비물입니다.

바가지, 비누.

저의 준비물-수건 비누.

결과적으로 수건과 바가지의 차이는 온천욕의 엄청난 질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바가지가 없으면 비누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지요.

전 그저 멀뚱 멀뚱, 그저 아주머니를 볼 뿐입니다.

눈치가 빠르긴 그 아주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곳 북부의 인도인은 남부쪽보다 좀 더 잘 웃습니다.

한 번 웃어주시더니, 바가지를 빌려주시네요.

그 바가지로 물을 퍼서 옆의 거품물을 가두는 탕쪽에다 몸을 갖다대로 일차로 씻고 나서,

용기있는 자 탕속으로 몸을 담급니다.

뜨거우니깐요. 이 곳은 온도조절이 불가능하므로 가능한 사람은 들어가고 가능하지 않은 사람은 못 들어가고 그렇습니다.

무지하게 뜨거워서 발을 넣는 순간, 발이 아주 빨개졌습니다.

포기를 하고 나오는데, 노란머리에 파란눈을 가진 서양 할머니 한 분,

용감무쌍하게 탕으로 들어가시더니, 온 몸을 뒤로 젖히고 요가자세로 견디시는 것입니다.

나도 해야지.

따라쟁이! 뜨겁거나 말거나 그건 몸이 알 바이고 전 그저 들어갔습니다.

순간적으로 몸을 탕에 담궜습니다. 아마 1분정도 견디었을까. 그리고 나왔습니다.

 

할 일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래서

총 5분정도의 바쉬쉿노천온천탕에서 놀다가

'그래, 한 건은 한거지 .'하는 맘으로 기꺼이 즐건 맘으로 피니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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