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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귀향 3..제사

by 발비(發飛) 2006. 1. 31.

 

 

큰 집 오빠는 지방을 컴퓨터로 출력해서 준비해두셨다.

얼마 전까지는 그 몫은 아버지의 차지였었는데, 이젠 그렇게 바꼈다.

간단해서 뭐 그렇지만, 오빠가 온전히 제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 같았다.

 

제삿상을 차리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 다니는 조카가 제삿상에 대해 인터넷검색을 하고 왔다면서 아는 척 거든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대소가 친지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설제사를 지냈었는데,

이젠 할아버지 자손만이 모였다.

자손들이라고는 ....

할아버지의 막내아들인 아버지

할아버지의 큰손자, 작은손자, 그리고 그의 아내들

할아버지의 증손자 둘, 애들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빠진 자손.. 내 동생과 그의 아내. 그의 아들.

그렇게 계산을 하고 보면 많은 식구가 빠진 것은 아닌데,,,, 참 단촐하다.

딸 중에는 나만 참석했다.ㅋ

 

 

큰아버지의 자손들이다.

맏아들. 작은 아들. 맏손자. 난 왠지 이 장면이 나오면 뭐랄까.. 기분이 묘하다.

강력한 뿌리를 느낀다.

역시 둘째집 셋째집보다는 맏집이 강력한 기운이 느껴진다.

 

 

노란머리로 염색하고, 퍼머를 한 맏손자가 잔을 치고,

올해 결혼을 할거라는 작은 집 손자가 잔을 드리고...시간이 흐르고 있다.

 

 

 

제사를 지낼때 숨도 못 쉰 적이 있었는데. 이제 제사지내는 시간은 공부시간이다.

이렇게 엎드려 잠시 ...(이때의 시간을 하는 말이 있는데, 잊었다.)

이 시간은 앞사람 발바닥을 간지르기도 하고, 괜히 눈싸움도 하며 킥킥거리다

가장 많이 혼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공부시간이 되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어떻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하시고,,,어느때의 긴장감은 좀 사라진듯하다.

커서 그런가?

 

 

이번 설음식중 가장 맛난던 음식,

새언니가 만들어준 가오리찜... 난 자꾸 집어먹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마치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 꿈같은 시간이 지났다.

틈만 나면 잠을 잤던,,,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잤던,,, 깨어서도 꿈같았던 그런 시간.

 

난 서울이 가까워오자, 가방 속에 넣어두었던 이것 저것이 다시 쓸모있어짐을 느낀다.

디카, 핸펀, 엠피, 몇 권의 책...

며칠 동안은 가방에서 숨어있던 것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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