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보다 보면 이 길의 사계절이 다 나오는데..)
오늘도 기무사 옆길을 걸었습니다.
하늘을 쭉 따라 보다가, 기무사 철대문 가로등,
그리고 저 동그란 볼록거울(뭐라고 하죠?) 딱 걸렸습니다.
거울이 얼마나 높이 붙었는지 줌을 쓰지 않고는 안되었습니다.
줌을 당기니 담너머에 하얀 집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멀리 있다, 못 본다 할 일이 아니군
당기면 되는군.
이땐 폼나게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있었어야 하는데, 그럼 뭐 하는 줄 알텐데.
쬐끄만 거 들고 한참을 서있으니 장난치는거야 뭐야 하는 표정으로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거기! 뭔가 금지구역같습니다.
저 뻘건 철대문하며, 하얗고 조그만 집이며, 콘크리트 바닥도 보입니다.
꼭 베를린 장벽 같습니다.
철 대문은 녹슬어 벗겨지고 있네요.
잡혀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높이 달려서 안과 밖을 다 보고 있는 저 거울을 보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찍고 있었던 것은 나이지만, 내가 찍기도 전에 저 거울은 벌써 나를 알아보았었겠지요.
'보면 뭐하냐고, 뭘 봤다고 말도 못하면서...귀머거리에 벙어리를 보초 세우고 뭘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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