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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영화] 권태 D-7

by 발비(發飛) 2005. 12. 25.

 

 

 

 

이젠 절망 때문에 죽어선 안 되고 절망을 먹고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절망으로 죽지말고 그걸 딛고 살아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의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 마르땅의 말이다.

 

 

그냥 웃어야 했다.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에 웃어야 했다.

 

-절망-

 

바닥을 쳐야 올라갈 데가 생기는 것이다.

철저한 절망

내가 없어질만한 절망

내가 보이지도 않는 절망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절망

 

 바닥을 쳐야 한다. 그래야 끝이 나는 것이다.

끝이 나야 '다시'라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의 소유-

 

결국 어떤 것도 소유할 수 없는 인간

너도 나도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그릇

눈에 형태는 보이지만, 사실은 그릇이 아닌 인간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는,

나도 너도 누구도 담을 수 없는 그릇이 아닌 그릇

 

-집착-

 

집착의 전제조건은 등돌림이다.

상대의 등을 볼 수 밖에 없을 때. 상대를 상상한다.

그 상상이 만들어낸 산물이 집착의 모습이다.

마주한 인간에겐 집착이란 없다.

집착이란 등돌림, 마주하지 않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점점 빠져간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그가 나와 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한번 그의 진짜 얼굴을 본다면 집착은 사라진다.

 

 

크리스마스를 혼자 즐기겠다고 빡빡 우기다가

심심해 죽겠다고 변덕을 부리는 여자가 보기에 딱이었던 영화다.

두번째 본 영화.

모든 종류의 인간들의 복합체인 나를 다시 인정하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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