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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영화]클린

by 발비(發飛) 2005. 8. 31.

영화를 2004년 12월에 보고 난 뒤 쓴 후기이다. 같이 모아둔다는 의미에서 옮겨둔다

 

 

 

 

 

퇴근후 7시에 극장으로 갔다. 그런데 나는 11시가 넘어서

극장을 나왔다. 왜냐면 자리를 뜰 수가 없어서, 9시에 한 번 더 보았으므로..

같은 영화를 두 번 연달아 본 것이 얼마만인가...오늘이다.

 

[배경]

 

밴쿠버,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여러 곳들에 앵클을 아주 가까이 대고 찍고 있었다.

화면의 색깔도 다르게 푸르게 붉게 혹은 밝게 희미하게..그렇게 다르게 그림이 그려졌다.

 

[음악]

 

실제 가수들(난 잘 모른다 하지만)이 등장해서 락, 뉴에이지 풍의 음악을 바닥에 깐다.

개인적으로 음악이 너무 맘에 들었다.

영화는 그래서 종합예술인가보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부르는  장만옥의 "down the light" 은 그 느낌만으로도 한 시간은

충분히 앉아 있게 한다.

 

[배우]

 

장만옥...여자의 나이란 무엇일까?

             첨밀밀에 나왔을 때보다 나이가 먹었다. 그런데 멋있다

             너무 멋있다.

             아름다움이란 결코 외양이 아님을 그녀를 보면서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무지 이쁘다.

             오직 얼굴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닉 놀테...배우는 속임수만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그는 실제로도 똑같은 성격이 아닐까

              무지 많은 나이지만, 그와 사랑을 나눈다면 아마 하얀색의 평화로움일것이다.

              에밀리의 시아버지로 나온다. 이성적인 그리고 깊은

 

 

[이야기]

 

리는 한 때 날리던 가수, 에밀리는 그의 부인이며 마약중독자.

사람들은 모두 그녀때문에 리의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실제다.

그녀는 즉흥적이며 오직 마약만 생각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리는 과거와는 다른 자신을 괴로워하고, 에밀리는 텅빈 자신을 공허해하고

부부싸움끝에 그녀가 집을 나온 사이

리는 약물과다복용으로 죽게 된다.

그녀는 마약복용혐의로 6개월간 감옥에서 살고,

제이라는 아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산다.

그녀는 리가 없는 삶을 살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살면서

약물과 싸우고 세상과 부딪히고

자신의 사그라들지 않는 욕망과 싸우면서 그녀의 얼굴이 변한다.

오직 아들과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알아가는 그녀.

짙은 화장이 창백한 얼굴로 변하고

그녀의 이마가 훤히 보일즈음에 나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아들과 같이 사는 모습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꿈꾸던 노래를 녹음하면서

종이컵안의 카프치노 하얀 거품위로 보이지도 않는 눈물 한 방울을 스스로 보고

그 말간 얼굴로 처음으로 그녀는 소리내어 운다.

엉엉 소리내어 운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의 맑은 하늘 아래로 나온다.

 

[여운]

개인적으로 장만옥과 닮지 않았지만,그녀의 캐릭터는 어쩌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내 던지듯 살아온 삶, 하지만 반드시 담아야 할 삶이 남아있는 것. 그것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모두를 지워야 한다. 반드시 지워야 한다

그리고 비워야 한다. 반드시 비워야 한다

그리고 채우고 선명해질수 있도록...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왜 지워야 하는지를  하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았음에도 붙들고 있다

그것도 내 것이라고 지우기가 아깝다.

 

[실제]

장만옥은 이 영화의 감독 올리비에 아싸야스와 결혼했다가 이혼을 한 후 2년 만에 다시 감독과 배우로 만나 영화를 만든 것이 [클린]이다. 진정 지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들 같다. 그래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탔다.

 

내일이 되면 생각이 다시 잘 정리되겠지. 저절로. 하지만 4시간을 앉아 두번 연속해서 본 영화,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참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

연달아서 본 4시간이 마치 30분같이 느껴졌다면...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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