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월 05일 금요일
박찬욱감독과의 대화에 다녀왔다.
6시에 대담시간을 앞두고, 당첨자들에게는 공짜로 영화를 보게 해 주었다.
난 공짜로 금자씨를 보기위해, 사장님과 어제 타협을 보았다.
(그말때문에 식사중에 사리가 걸리셨지만...)
두번째 보는 금자씨
다른 장면들이 보인다. 마치 무슨 상징성이라도 숨어있으려나 하면서...
처음보다는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영애의 연기는 더 좋아보였다.
영화음악을 내내 듣고 있어서 그런지 그것도 익숙했고, 난 역시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대담이 시작되었다.
박찬욱감독....피곤해보였다. 그것이 첫느낌!
같이 대담하는 영화평론가들은 ebs영화프로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이라 익숙했다.
익숙한 말투의 사람들이라서인지, 아주 편안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감독의 의도를 알면서 보는 영화,
의도를 들으면서 되짚어보는 영화. 맛이 다르긴 하다.
내가 왜 그렇게 감이 잡히지 않았는지...데 대해 생각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설명을 들으면서 그렇구나 그렇구나 했다.
좋은 영화란 무지 생각을 많이 하는 영화만은 아닐테고,,,
여운만 남는 것도 아닐테고...
줄거리만 남는 것은 아닐테고...
오늘 좋았던 것은
시각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고, 시각에 따라 상황이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예술작품도 항상 설명을 듣고서야 개운한 느낌이 든다면, 그건 좀 그렇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박찬욱감독,,,
한 분야에 일가견을 이룬 사람을 만났다는 것 기쁘다.
그리고 너무나 평범한 말투와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것.
좀 더 있다가, 좀 더 있다가 몇 달 후쯤에 다시 한 번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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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8
여기까지는 지난 번에 쓴 것을 붙인 것이고...
악!!!!!!!
장장 40분동안 정성껏 박찬욱감독과의 대담 후기를 썼구만,
픽업창인지 뭔지 그거 승인해야 한다고 해서 예 그랬더니, 날아가버렸다.
돌아버리겠다.
난 오직 필로 승부하는 사람. 다시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김이 샌다.
그런데 다시 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은 자야한다...
악!!!!!!!!!!!!!!!!!!!!!!!!!!!!
열받는다. 속이 무지 상하다. 오랜만에 심각하게 썼구만, 정녕 주절거림만이 나의 버전이란 말인가.
주절거릴때는 괜찮더니, 웅변을 하면 날아가버린다.
한 번 만 더 소리 지른다.
악 !!!!!!!!!!!!!!!!!!!!!!!!!!!!!! 다음! 너! 왜 그러는거야?
그래도 안 내려간다.
오늘 밤에 내가 한 일은 도루묵이다.... 도루묵이다...
일단 내일 보자...
얼마 전만 같아도 밤을 새서라도 다시 두드리겠지만, 나는 내가 지킨다.
자야한다. 더는 안된다.
두드리고 싶어도 참아야 하느니라...주절거림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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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9. 23:46
딱 하루가 지났다.
션한 맥주 한 잔 하고,,, 다시 시작한다. (뒤에 보이죠.. 비나이다 블로그!)
그리고 다시 가다듬고 이야기를 한다.
아마 어제 날려버린 것보다는 짧을 것이고, 역시 나의 버전대로 주절거림일 것이다.
우선 다시 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조병준님의 책 [나눔,나눔,나눔]이라는 책때문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진지해지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번 써보면 어떨까 ... 그래고 그렇게 하고 싶었다.
운명이다. 난 그냥 주절거림이 어울리나보다.
평론가와 박찬욱감독과의 대담. 듣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살다보니 참! 그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박찬욱감독
그는 매체에서 볼 때보다 인상이 좀 더 인간적이었으며, 그리고 사람같았다.
시상식에서 보는 그는 마치 신제품을 보듯 낯설었는데, 그곳에서의 그는 사용하던 물건같았다.
우리들처럼..
그리고 난 감독을 만나면서, 괜히 맘 속으로라도 딴지를 걸지 말고 그냥 그의 작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자 싶었다.
글을 작가에게 들을 때처럼, 화가에게 작품의 설명을 들을 때 처럼 그렇게...
그가 없이 영화만 볼 때면 혼자서 뭐라고 주절거리더라도,
작품을 만든 감독이 이야기 할 때는 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자 싶었다.
우선 평론가의 말을 생각나는 데로 옮겨본다. 이것은 복습이다.
평론가의 이름을 잘 모르니까, 1번 그리고 2번
1번이 한 첫번째 인상적인 이야기
우리나라에는 구원에 대한 강박이 있는 감독이 둘이 있다. 김기덕 감독과 박찬욱감독.
김기덕 감독은 하강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는 주인공을 낮은 곳에 두고, 상대를 같이 끌어내린다.
누구나 낮은 곳에 가면, 미천한 곳에 가면 죄짓지 않고 살 수 없다. 그러므로 뉘랄 것도 없이
모두 구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건 나의 생각이 좀 개입된 해석이다)
그리고 박찬욱감독, 그는 상승욕구를 가지고 있다.
천사성을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다. 우리와는 구별된다.
특별한 사람이 단죄를 하는 것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초월된 인간성이 나온다
1번의 관점으로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윤리에 대한 관점도 김기덕감독은 도덕의 잣대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이야기한다.
잘 잘 못에 대해서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 저절로
박찬욱감독의 작품에는 항상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 그들을 구별하는 도덕적 잣대가 프레임밖에 항상 놓여진 듯 하다. 1번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렇다.
1번이 한 두번째 인상적인 이야기
생략.
박찬욱감독이 이야기를 생략하고 지나간단다.
그래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단다.
퍼즐의 구도이기도 하고 콜라쥬의 기법이기도 하단다.
금자와 출소 후 금자를 도와주었던 여자들. 그들이 감옥에 있었던 일들은 생략이다.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감독은 관객을 믿고 미루어 짐작하도록 장면 사이를 과감히 생략했다.
이 부분에서도 수긍이 갔다.
나같은 관객이 영화가 끝난 뒤 이게 뭐지?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못 본 것이 뭐지?
하고 띵 한 것... 그 근거가 여기에 하나 있는 것이다 싶었다.
그렇다면 감독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관객이구만...
2번이 한 인상적인 이야기
그는 안티클라이막스라는 말을 했다.
모든 쟝르에 일반적인 구도. 기승전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그런 따위의 구조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클라이막스부분인 복수의 부분이 우리를 김새게 했다는 것이다.
처절한 복수가 아니라 약간은 코믹처럼 넘어간다.
그것은 클라이막스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찬욱 감독은 여우다, 초보가 할 수 있는 짓이 아니다.
그런 구도로 흥행에 성공할 수도 없는 것이다. 내공이 쌓였다.
그럼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금자가 너무나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나 하는 이야기로 설왕설래 하는 중에 그의 답이다.
편집 과정에서 세군데 삭제를 한 곳이 있단다.
첫번째는 호주에서 제니퍼를 데리고 왔을 때...
"어쩐지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했어".(나레이션으로)
-열나게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제니퍼가 따라나섬으로서 홀가분한 몸으로의 복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하는 독백이란다.
두번째는 백선생을 생포해서 묶어놓았을때...
"금자는 일이 너무 잘 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내심 불안했다"(이것도 나레이션으로)
-13년간 복수를 하고자 꿈꾸었던 대상이 쉬게 제 손에 들어오자 차라리 불안해 하는 인간심리가 그대로 드러난 독백이란다.
세번째는 백선생의 핸드폰에서 다른 피해자들이 있음을 알고
"금자는 어쩐지 일이 잘 푸린다고 생각했었다."
-이건, 금자는 처절하고 시원한 복수를 하려했으나, 나누어 복수를 해야하는 시원함이 사라져서 아쉬워하는 것이란다.
이 세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야, 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진작 그렇게 만들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난 답을 원했었나보다.
영화를 전공한다는 관람객이 질문을 했다.
까메오에 대해,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단다.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자 화해의 장인 금자가 모든 일을 끝내고 빨간 샤도우를 지울때 나타나는
죽은 아이 원모.. 그는 유지태였다.
아이의 모습으로 분한 유지태를 보는 순간 나도 웃고 관객도 웃었으니까..
진지함이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신하군과 송강호가 나오는 부분도 그랬다
스릴러와 코믹을 넘나드는 기분이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그런 기분은 잠시일 뿐 금방 영화로 다시 몰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 난 그렇게 생각했다. 21세기를 사는 경제인으로서의 박찬욱감독을 ...
자~
이제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아보았다.
이 이야기를 다시 곱씹으면서도, 그것도 두번이나 곱씹으면서 생각한다.
설명을 듣고서야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런 의미를 가진 장면이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는 것
그것은 행간의 폭이 너무 넓은 것이거나,
아니면,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아 헤맨 것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싶었다.
지난번 [극장전]을 개봉할 때,
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몇 편 연달아 보았었다. 모두가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집으로 오자 난 다시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을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보았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이 궁금하다.
사실, 어제 김새서.. 주절거림에 힘이 빠졌다.
아무튼지간.. 오늘은 맥주 한 컵의 힘을 빌어 그래도 마무리 노트정리를 했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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