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온 보들레르는 어른이 되었다.
신체적으로 뿐만아니라,친아버지의 재산상속을 받은 것이다.
독립을 한다.
그리고 그는 앙겔이라는 나쁜 거간꾼을 만나
그의 귀족주의를 자극받아 돈을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여자를 만난다.
잔느 뒤발
흑인혼혈..
보들레르가 인도양을 여행할 때보았던 흑인들의 관능미가 그의 머리에 깊이 박혀있었거나,
아니면 어머니와 같은 백인여자들에게서 성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예민한 보들레르의 성격상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을 것이라고 후대의 사람들은 얘기한다고 한다
그녀는 그에게 날개이자 족쇄였다.
10년동안 그의 시의 모티브로서 큰 영향을 미쳤으며,
하지만, 잔느 뒤발의 무절제한 생활, 알코올중독...등은 뒤의 보들레르에겐 족쇄이고 멍에였다.
보들레르가 진정한 댄디인 것은 이 부분이다.
그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여자이지만, 끝까지 지킨다.
그는 그녀에게서 받은 10년의 문학적 모태를 인정하고 의리를 지키는 것이다.
물론 사랑을 느낀 여자가 있었고 그녀를 피해서 그녀가 잠자는 새벽이나
아니면 집을 나가 카페에서 글쓰기를 할 정도로 힘들어 했지만, 그는 그녀의 옆에 끝까지 있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
그는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
몇 편의 시를 발표할 때도 친구의 이름을 빌어서 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시에 대한 부족함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그는 미국의 시인'에드거 포'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같은 생각을 2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 열광했다.
영어를 하지 못했지만, 그는 거의 10년 이상을 포의 시을 번역한다. 끈질기게..
그리고 시에 대한 해설서도 쓰게 된다.
그래서 포는 미국에서보다 프랑스에서 더욱 유명한 시인이 된다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간 사람은 공간을 초월해서 닮은 생각을 한다는 것..
정신이 우울 속으로 빠져들면서 불행한 선배작가들에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선배작가가 포다.
또 하나, 보들레르는 다른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미술작품을 통해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미술평론가로서 이름을 얻게 되고, 책을 출간한다. 그의 실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그의 삶을 더듬어 가면서 왜 사람들은 보들레르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자신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금욕주의 였다
분명한 선이 있었던 그가 약물중독자가 되었건 금치산자가 되었건...
그런 것들은 스스로 선택한 일이 아니라 그의 부모(너무나 권위적인 잣대를 가진)라든가
아니면 그의 문학적 감수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시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그는 정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그의 책이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난 그런 생각을 하며 감히. 보들레르가 '에드거 포'에게 열광했듯이.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시들에 눈이 떠지며, 감동받기 시작했다.
난 이제 그의 시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가 그런 시를 쓴 연유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런 사람이다.
중앙우체국 정면에 있는 카페에서, 소음과 주사위놀이며 당구놀이가 벌어진 한가운데서 편지를 씁니다. 좀 더 조용히, 그리고 좀 더 쉽게 생각하기 위해서지요.
.......
가끔 밤 10시에서 아침 10시까지 일해요. 조용한 시간을 갖고, 제가 동거하는 여자의 참을 수 없이 귀찮은 언동을 피하기 위해 밤에 일할 수 밖에 없어요, 때로는 글을 쓰기 위해 집에서 도망쳐 나와도서관으로 독서실로 술집으로 아니면 오늘처럼 카페로 갑니다
.......
잔느는 제 행복에만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정신력의 향상에도 방해가 되니까요, 옛날 그녀에게는 몇 가지의 자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것을 잃었습니다. 저 또한 통찰력을 갖게 됐죠. 당신의 노력에 조금도 감사하지 않고, 오히려 과실과 악의로 당신을 화나게 하는 사람, 당신을 하인이나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 정치나 문학에 관해 한마디도 나눌 수 없는 사람, 당신이 손수 가르침을 주겠다고 해도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당신을 존중하지 않고, 당신의 연구에 흥미도 없는 사람, 만일 출판하는 것보다 돈이 더 생긴다고 하면 기꺼이 불에라도 원고를 던질 여자, 집에서 당신의 유일한 오락거리인 고양이를 좇아버리고, 당신에게 고통을 준다는 이유로 그 대신 개를 들여놓는 여자.....이런 존재와 한 집에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1852.3.27편지
보들레르는 죽을 때까지 잔느 뒤발옆에서 그녀를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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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낯선자]...그4-보들레르의 이중의 방
이제 보들레르가 되었다.
무엇이 되기 전에는 사연도 많고, 많다
하지만, 되고 나면, 더 이상 이야기는 없다.
다만 결과가 있을 뿐이지..
이제 보들레르는, 금치산자가 되었고,
마약중독자가 되었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시인이 되었다.
이제까지는 그렇게 된 원인들이 있었다.
그만한 이유가 누구에게나 있다,
원초적 불안자로서의 출생
흘러넘치는 사랑과 그 반대...
누구나 당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
때로 어떤이는 똑같은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태어난 이도 있다.
왜 그리 하냐고 물을 필요가 없다. 그도 모르니까...
이제 결과로 남은 그의 글들...
1857년 7월 플로베르는 보들레르에게 편지를 썼다.
"아! 당신은 존재의 지겨움을 알고 있습니다. 그려!"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같이 사는 세상이다.
일종의 몽상과 같은 방, 진정 정신적인 방, 이곳에 고여 있는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는 가벼운 장밋빛과 하늘색으로 물들어 있다. 이곳에서 넋은 욕망과 회한의 냄새가 가미된 나태의 목욕을 한다.
(......)
가구들조차 기다랗고 나른하게 나태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것들은 식물이나 금속처럼 몽유적 생명을 띠고 있는 것 같다. 천들조차 마치 하늘처럼, 꽃처럼, 또 저무는 태양처럼 말없는 언어를 속삭인다. 벽에는 아무런 구역질 나는 예술품 등속도 없다, 이 같은 설명할 수 없는 인상이나 순수한 꿈에 비추어볼 때 설명된 예술, 실증적 예술이란 하나의 모독적 행위일 뿐이다. 이곳에서는 충분한 정확성과 동시에 감미로운 모호함의 조화를 소유하고 있다.
-이중의 방.233쪽
광장의 반대 방..우리는 광장을 원한다.
하지만, 모두 광장으로 창을 낸 방에서 광장을 바라보기만 한다. 누구나 광장을 바라본다.
누군가 광장에 걸어나오면, 혹 누군가 창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나를 보기라도 하면,
머리를 방으로 들이고, 창을 닫고, 커튼을 친다.
그리고 온갖 화려한 꽃으로 수놓은 벽지를 향해 이야기한다.
아름답다고. 그리고 편안하다고...해가 다시 뜨면, 창을 열고 광장을 본다.
광장이라는 방속에 있는 내 방.
지금 나는 방안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창을 통해 세상을 내다본다.
항상 눈을 밖으로 향하고 있지만, 방을 그리워하여 떠나지 못한다.
난 지금도 내 방에서 자판을 두드린다.
광장은 봄날인데...
제가 어머니께 부탁드리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예요. 그것은 어머니의 건강과 오래 사시는 것, 가능한 오래 사시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예요
그의 의붓아버지 오픽이 죽자, 어머니에게 쓴 보들레르의 편지이다.
그는 그냥 아들이고, 그냥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타고난 그의 감정상태일 뿐이다.
우리는 그가 불안해 하는 감정상태때문에 그의 시에서 위로를 받는다.
선입관, 우리는 낯선 것들에 대해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낯선 것들이 우리를 어느새 돌아보게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알지도 못하고,
낯선 곳에 빠져들지도 못하는 겁쟁이들만 많은 세상, 난 그런 겁쟁이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오직 자판위에서 멋대로이지만, 이곳에서만이라도 널뛰기를 하고 싶다
자판은 나의 널뛰기판이다. 세상을 보는 널뛰기다.
담밖에 지나가는 이들도 나를 한번 쯤은 볼 것이다.
내가 그들을 볼 때 그들도 나를 볼 것이다.
난 지나가는 그들을 보고 그들은 올라서는 나를 보고 지나간 그들은 다시 보이지 않고
널뛰기를 쉬고 있는 나도 그들이 볼 수 없고...
담이고 방이고...세상이고 광장이고...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선안에서 몸을 이리저리 피하고 다니는 겁쟁이들이다.
보들레르는 겁을 먹었고, 무서워했고, 하지만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그는 엄마의 아들이었다.
그렇게 낳아준 엄마의 아들이었다.
원초적 불안증....불쌍하다.... 단 한 순간이라도 행복했기를..
그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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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낯선자]...그 5--여자와 여신의 차이
누구나 중요한 인물을 일생에 몇 번은 만난다.
보들레르는 풀레 말라시라는 출판업자를 만난다.
말라시는 훌륭한 종이, 아름다운 인쇄문자, 붉은 색으로 처리한 제목의 글자, 화려한 이니셜, 꽃무늬 컷, 여백의 컷을 좋아하는
출판인이었다. 그는 프랑스 문학사를 장식할 대가들의 책을 출판한다. 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고전을 면치못했다. 그는 작가를 인정하는 출판인이었다.
누구나 중요한 인물을 일생에 몇 번을 만난다.
인생이 꼬이기만 하는 듯한 보들레르지만, 만났다.
그리고 또 사바티에라는 부인을 짝사랑했었다.
그래서 익명으로 편지도 보내고, 그녀를 여신으로 생각했다
사바티에는 익명으로 편지를 쓰는 이가 보들레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순간 그에게 그녀는 여신이 아니라 단지 여자일뿐이다. 시인은 여신을 원했다.
여인은 댄디와 반대이다
따라서 여인은 혐오감을 갖게 한다
여인은 배고프면 먹으려 하고, 목마르면 마시려 한다.
여인은 암내를 피우고
(......)
여인은 자연스럽다. 따라서 혐오스럽다
그러니까 여인은 항상 천박하다. 다시 말해 댄디와는 반대이다.
(......)
댄디는 끊임없이 숭고하기를 열망해야 한다. 그는 거울 앞에서 살고, 잠도 거울 앞에서 자야 한다.
-마음을 털어놓고, 1272~1273쪽
동의한다.
여인이라고 하지말고, 남자와 여자로 분리되는 색이라고 하자.
멋진 인간들이 많다.
참으로 이세상에는 멋진 인간들이 많다
인간으로 보면 너무 멋진데.
그들은 항상 인간이지 않다
어느 순간 분리된다. 인간에서 세분화된 단계. 여자와 남자
그렇게 분리되는 순간
멋진 인간들은 사라지고, 다만 여자와 남자만 남는다
그리고 보들레르처럼 여신은 사라진다
보들레르처럼 여신하나를 잃어버린다.
나도 보들레르처럼 잃기 싫은데...
잃게 되는 일이 살아갈수록 점점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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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낯선자]...그 6----댄디즘
이제 그의 삶이 정리되고 있다.
[악의 꽃]이 나왔고, 그의 평론들이 나왔고..
말라시, 위고, 가이스(흥미로은 인물이다), 바그너...
여자들이 정리가 되고...이제 사람들이 다 등장했다. 그의 삶에 등장했던 사람들이 다 나왔다
그러므로 그의 삶이 끝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후반은 댄디즘의 절정을 다다른다.
그의 인생 초반의 댄디즘은 외적인 경향이 많았다
비단셔츠, 양복, 구두, 그리고 가구들...하지만 이제 그의 댄디즘은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기인한 정신주의-댄디,1179쪽
그가 댄디라고 찬양했던 화가인 '가이스'와 연결된 댄디이다
가이스의 작업방법
1.거리에서 수집한 광경을 묘사한 노트를 그림책이 아닌 기억 속에 저장한다.
2.기억으로 혼잡한 머릿속에 무수히 쌓인 광경의 크로키들을 전쟁을 통해 하나씩 완성시킨다
3.그의 기억주머니를 비운다. 쉰다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화필로 쓰여진
<대중의 인간>이라는 제목을 가진 어떤 회화를 기억하는가?
한 회복기의 환자는 카페의 유리창 뒤에서 넋을 잃고 군중들을 주시하며
머릿속으로 자신의 주변에서 움직이고 있는 다른 모든 이들과 생각을 섞는다. 그
는 최근 죽음의 망각지대로부터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
모든 것을 망각할 지점에 까지 가보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기억하기 시작하고,
모든 것을 다시 기억하기를 뜨겁게 갈망한다.
(......)
호기심은 숙명적이고 저항할 수 없는 정열로 바뀐다.
-현대생활의 화가.1158쪽
정신적으로 항상 회복기의 환자 상태에 있는 예술가를 상상해 보세요.
그러면 G씨의 성격의 열쇠를 얻게 될 것입니다.
-현대생활의 화가 1158쪽
댄디란 이세상 모든 정신 구조에 대한 기만한 이해력을 포함한다
<품위>를 중시하는 댄디에게 완벽한 단장은 <완벽한 간결함>에 있다,
간결함은 자신을 빼어나게 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댄디는 무엇보다 <독창성>을 추구한다.
특히 댄디즘은 다른 사람에게서 행복을 찾는 것보다
더 강한 일종의 <자신에 대한 신앙>에 있다.
이것은 천박함에 대한 반박이다.
우리나라의 선비정신과 비슷한 것 같다.
댄디즘은 정신의 귀족적 우워감이다. 못 먹고 못 입더라도
정신은 항상 천박한 것으로 부터 벗어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절제는 필수이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자신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다.
당시, 악평을 받고 있던 바그너의 음악에 심취한다.
그는 음악에서 시를 찾았다.
그의 시는 음악에 따르고 음악에 간청하고 음악에 물은 시인이라고 평한다.
그의 처음으로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의 시는 거의 음악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운율을 가지고 있다는데, 우리는 그의 시를 불어로 들을 수가 없다.
번역시는 딱딱하고 사용되는 단어는 너무 어렵다...
그것이 안타깝다. 공유할 수 없다는 것...
보들레르. 그는 아버지에게 받은 품위있는 교육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미술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비평 그리고 열정...
미술관을 지나칠 때마다 꼭 들렀다고 한다.
그 다음 자신 그리고 음악...그렇게 그는 예술가였다.
이제 마지막 그의 삶을 남겨두고 있다.
한 번의 정리로 그의 삶이 마감될 것이다.
난 그를 부지런히 쫓아다녔다...그리고 한 번 남은 그를 즐기고
나서 [악의 꽃]과 [파리의 우울]을 읽을 것이다.
나도 댄디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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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낯선자]...그 마지막..묵혔다가 풀기로 한다.
[지상의 낯선 자] 보들레르가 책에서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났다.'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을 떠난 사람, 제 세상으로 돌아간 사람,
보들레르는 마지막 희망으로 기대를 품고 벨기에로 떠난다.
자신에게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었으므로 떠난다.
떠나는 사람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사람이다.
가방을 챙겨 갈 곳을 정해 둔 사람은 내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마 보들레르는 아직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벨기에...잘 모르겠는 나라지만, 그는 벨기에로 간 후 벨기에를 저주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견딜만은 했었다면,
자신이 희망을 가지고 떠난 곳이기때문에 그 곳에서의 실패는 더욱 견디기가 힘든다.
희망이라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희망이라는 것이 실패를 전제로 한다는 것, 그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도박이다.
어린 시절은 희망을 품는다. 실패가 없었으므로.. 실패의 두려움을 모르니까...희망을 품고 산다.
그리고 희망은 긍정에 속한다.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은 희망을 가지기가 힘들다.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절반의 실패를 감당해야 하니까 희망을 가지지 않고
다만, 유지하고픈 생각을 하는 것이다.
보들레르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벨기에로 가서 실패를 한다.
마치 수없는 총탄을 맞고 마지막 생명줄을 잡고 있었던 사람에게 세상은 확인사살을 한 것이다.
그는 말을 잃어버렸다. 말을 잃어버렸으므로 생각도 잃어버린 듯하다.
그리고 그는 1년을 그렇게 식물인간처럼 보내다가, 서서히 아주 서서히 죽어간다.
죽기 시작해서 1년이란 시간은 얼마나 긴 시간인가?
1년을 죽으려고 기다린다는 것 ...
그는 그가 가장 사랑했던 어머니 옆에서 죽는다.
그가 죽자...그의 전집이 나왔다.
그리고 프랑스가 아닌 영국이나 미국에서 그는 현대시의 새로운 개척자로 떠오른다.
시는 계도가 아닌 느낌이고 언어이고 노래라는 것을 미사어구가 동원된 것이 아니라
삶 그 구차함까지도 시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 현대시의 개척자가 된다.
하늘로 올랐다,
길고 넓은 날개를 펴서 하늘로 날으자,
사람들은 환호한다.
길고 넓은 날개를 보며, 멋지다고 칭송하는 노래를 한다.
하늘로 올라가자....
그가 죽는 부분을 세번 읽었다.
보내기 싫어서
한동안 그로 인해서 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알아간다는 것은 그것이 살아있는 것이건 살았던 것인던
아니면 생명이 없는 것이던
무조건 알아간다는 것은 삶에서 중요한 일이다.
알아간다는 것
아는 것이 많아서 세상이 보였으면 싶다.
보들레르 그가 갔다.
까닭도 모르는 채 늘 <자, 가자!> 하고 외친다.
아뿔사! 우리는 빙글빙글 도는 팽이와
튀어오르는 공을 흉내내고 있군,잠자고 있을 때도
욕망은 우리를 괴롭힌다
태양을 채찍질하는 잔인한 천사처럼
얄궂은 운명, 목표는 늘 바뀌어
아무데도 없는가 하면 어디에나 있을 수도 있고
<인간>은 절대 지칠 줄 모르는 기대를 품고
휴식을 찾아 미친놈처럼 계속 달린다!
우리의 넋은 아키리 섬을 찾아가는 돛대 세 개 달린 배
놀라운 여행자들이여! 바다처럼 깊숙한 그대들 눈 숙에서
우린 얼마나 고귀한 이야기들을 읽어내는가
그대들의 풍부한 기억이 담긴 보석상자 우리에게 보여다오
별과 대기로 만들어진 그 신기한 보석들을
우리는 증기도 돛도 없이 여행하고파
우리 감옥의 권태를 위로해 주기 위해
화포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우리 정신 위해
수평선을 그림틀 삼아 그대들의 추억을 펼쳐놓아라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
(......)
우리는 별들과 물결을
보았다, 또 모래밭을 보았다
그리고 뜻밖의 재난과 사고에도 무수히 무딪혔으되
우리는 여기서처럼 때로 권태로웠다.
보랏빛 바다 위의 태양의 찬란함이
저무는 햇빛에 비친 도시의 찬란함이
우리 가슴속에 불안한 정열을 불붙여
매혹적인 석양빛 하늘 속에 잠겨들고 싶었다
제아무리 호화스런 도시도 아무리 웅대한 풍경도
우연이 구름과 함께 만들어내는
저 신비한 매력에는 미치지 못했고
욕망은 쉴새없이 우리를 안달하게 했다!
(......)
오, 어린애 같은 인간들이여!
가장 중요한 것을 잊기 전에 말하지만
우리는 어디서나 보았다, 일부러 찾아다닌 것도 아니건만
숙명의 사닥다리 위에서 아래까지 가득한
불멸의 죄악의 지겨운 광경을
(......)
씁쓸한 깨우침, 이것이 여행에서 얻어낸 것인가!
단조롭고 작은 이 세계는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그리고 언제나 우리 모습을 비춰보인다
권태의 사막 속 공포의 오아시스를!
그는 나같은 인간들만 사는 이 세상에서 살다가 갔다.
누군가 가자! 하고 소리치면, 그냥 따라가는 그런 세상.
진짜 그가 이세상에서는 낯선 이방인이었을까?
그는 언제부터 이방인이 되었을까?
저녁에 먹은 호박고구마가 갑자기 생각난다.
그렇게 접붙여서 살면 되기는 하는데...
-쿠루베가 그린 보들레르-
고흐덕분에 보들레를 기억해낸다
어제 고흐의 책을 다 읽었다.
반쯤 읽었을까? 전에 읽었던 보들레르의 [지상의 낯선자]가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닮은 인생같다.
이 책을 읽을 때 난 보들레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알바스트로라는 시가 재미없는 영역시의 흉내를 낸 그런 졸작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서야 알바트로스가 보들레르의 가장 유명한 시라는 것을 알고 부끄러워서 읽기 시작했던
그 책 [지상의 낯선자]
그 때 플래닛에서 주절거려 놓은 것을 옮겨본다.
얼마나 되었다고 보들레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새롭다.
[지상의 낯선자]...그 1, 시작
전기 작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대부분 작가나 예술가의 어린 시절의 일화들이 지닌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중요성이 결코 충분히 확인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
어린 시절의 사소한 근심이나 조그만 기쁨 등이
미묘한 감수성에 의해 극도로 확대되어 나중에 어른이 된 예술가에게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 창작의 원칙이 된다.
요컨데 이 문제를 더욱 간명하게 표현하자면,
성숙된 예술가의 작품과
그 예술가의 어린 시절 영혼의 상태를 철학적으로 비교하여,
천재란 이제 자기를 표현할 만큼 성숙하고 강한 기관들이 갖추어져,
명확하게 표현된 어린 시절에 불과하다는 증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까
-보들레르 전집,443쪽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추적한다.
흥미있는 일이다.
어린 시절을 쫓아가 천재가 되어본다.
그 시절의 느낌과 그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딱 그때만큼 나에게 솔직하다면,
언제로 돌아가면, 가장 나스러운 때일까
10살? 아니면 6살?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돌아가 내가 어떤 애였는지 그래서 천재가 되어보는 것이다
일단 주절거리지 말고 돌아가볼 일이다.
하루에 한 살씩 돌아가본다.
난 맞다고 생각되는 말은 따라간다.
보들레르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난 간다. 보들레르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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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낯선자]...그 2, 알바트로스
보들레르는 의붓아버지밑에서 자랐다.
의붓아버지는 군인으로 당시 프랑스의 유력인사인 듯하다.
아버지는 그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한 사람인 듯 싶다.
보들레르는 고등학교 퇴학 후 문학에 뜻을 두기를 결정했었고,
아버지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인도양으로 그를 여행보낸다.
보들레르가 변하길 기대하면서..
그는 배 안에서 6개월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자신의 세계에 더욱 빠진다.
그는 친아버지( 전직 신부였고, 중후함과 귀족적인 사람)에게 영향을 받은 댄디였다
타인에게 완벽한 예절, 예절을 가진 사람 특유의 거리감까지,
그는 선원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느날, 선원이 날개가 펴면 3미터가 되는 알바트로스의 날개를 소총으로 쏴
배에다 잡아두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너무 긴 날개때문에 퍼덕이는 알바트로스를 선원들이
갖고 놀았다.
날개때문에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알바트로스..
어느날 , 선원한명이 알바트로스의 눈을 멀게 하려고
불을 가지고 눈을 지지려 하는 것을 보들레르가 보게 된다.
신사 보들레르는 그 순간 선원에게 달려 들어,
모든 선원이 다 붙어서 말릴 때까지 선원과 싸운다.
그는 그 때의 알바트로스를 잊지 못하고
후에 자신과 알바트로스를 알레고리로 만들어 시를 쓰게 된다.
그 시가 바로 지난 번 나의 황당한 일에 나오는 그 시이다.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시의 이야기다
난 오늘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래 멋지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 말들이 아니라, 알바트로스를 보면서 느꼈을 시인의 마음이
그 분노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인을 알지 못하고 시가 좋은 경우도 있지만,
시의 계기가 되는 어떤 일을 알고 시를 본다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알바트로스-
흔히 뱃사람들은 재미 삼아
거대한 바다새 알바트로스를 잡는다
(......)
이 날개 달린 나그네, 이제 얼마나 서툴고 무기력한가!
전에 그토록 아름답던 것이 어찌 저렇게 우습고 흉한가!
어떤 이는 담배통으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자는
절뚝절뚝 이제 못 나는 불구자 흉내를 낸다!
<시인>도 저 구름의 왕자를 닮아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었건만
땅위에선 야유 속에 쫓기니
그 커다란 날개를 걷는 데 방해될 뿐
다시 두드리는 시가 참 좋다.
분노가 전달이 되어 나의 기분이 좋아졌다.
보들레르는 인도양을 여행하면서 아버지의 의도대로 되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자신은 거의 감옥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지만, 파리를 죽도록 그리워했지만,
인도양에서의 기억은 그가 시작을 하는 내내 중요한 자원이 되기도 한다.
그의 우울과 그의 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천천히 계속 읽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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