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베르메르의 또 다른
그림이다.
그는 움직이는 것을 멈춤으로 그린다.
귀걸이를 한 소녀도 뭔가 말하려는데,
멈춤.
레이스를 짜는 여인도 엷은 미소를 띤 채
열심히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여자인데, 일을 멈추게
하였다.
미소를 띤 채 멈춤
그는 멈춤을 그리는 사람이다.
멈추게 함으로서 영원히 움직이게 된 저 여자들.
300년이 넘도록 웃을 수 있고
고백할 수 있고
진행되기 직전의 찰라를 볼 수 있었던 베르메르의 시선이
좋다.
영화를 통해서 처음 만난 베르메르.
나도 저 여인처럼 뭔가를 하고 있는 만들어내는 것의
직전인
그래서 영원히 지치지 않고 진행형인 그런 미소를
....
베르메르가 아닌 내가 나의 미소를 포착할 수 있기를.
꿀꿀하게 집으로 들어와 이곳에서 내가 자판을 두드리고
그림을 보면서 난 다시 기분이 나아졌다.
내가 두드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다.
변덕스러운
나보다는 내 손이 그리고 나의 DNA가 똑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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