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덤을 아시나요?
가을무덤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덤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여러 이미지들을 찾았습니다.
가을무덤이 있네요.
너무나 시적인 가을무덤
가을 무덤
가을 무덤
. . .
...
그림을 보니 그런 거 군요.
가을에 거두어들였던 곡식들의 줄기나 아니면 과일들... 생산된 모든 것들의 남는 것
그런 것들은 묵혀두는 것이네요...
금방 썩지는 않겠지요?
가을이니까
썩기전에 찬바람이 불테고,
색을 달리할 때즈음이면 얼어버릴테지요.
가만히 끓지 않은채 그렇게 있을테지요.
겨울이 되어 차게 차게 바람이 불면.
겉은 얼어버릴 것이고
마치 이글루처럼 저 안의 가장 깊숙한 곳은 따뜻해지겠지요.
아주 깊숙한 곳은 열이 펑펑 나겠지요.
얼어있는 바깥이 집이 되겠지요..
깊숙한 곳은 서서히 제 몸을 썩힐 것이고, 그래서 섞일 것이고.
깊숙한 곳에서는 그렇게 열이 날 것이고
밖에는 봄이 오고 있겠지요.
이젠 햇빛과 저 깊숙한 곳의 열기가 만나 안밖으로 제 몸을 풀어내겠네요.
이른 봄이라면, 꽃씨하나 날아들 수도 있겠지요.
(아마 그 꽃씨는 꽃을 피울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영양과잉으로)
사방 빈 논과 들에는 김매기가 한창일테고. 그럼 가을 무덤은 이제 더이상 무덤이 아니겠지요.
무덤이 아니라, 부활의 길을 가게 되겠지요.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까요?
사과는 사과로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배추가 되어 태어나기도 하고.
배추는 배추가 되어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벼가 되어 태어나기도 하고.
그렇게 온갖 것들은 자신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아닌 이웃이 되기도 하고
자신으로 다시 살기도 하고, 이웃의 모습으로 자신의 과거를 보기도 하고
그렇게 같게도 다르게도 살아가는...
운이 좋으면
혹은 운이 나쁘면..
누구는 지금과 같아서 운이 좋은
때로는 지금과 달라서 운이 좋은
아니면 그 반대.....
가을무덤을 처음보면서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가을무덤
지금 나도 가을무덤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깊숙한 곳 아니면
가장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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