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
그림보기를 좋아하는데...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좋아한다.
(인터넷을 사랑한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난 그림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도록은 너무 비싸니깐, 고흐를 좋아하고 모네를 좋아한다.내가 생각하는 정반대
언젠가는 주절거려야지...내 맘대로)
그의 밀밭을 좋아하고
그의 측백나무
하늘
노란 방
그의 이웃들
그리고 자화상 속의 그
편지 속의 동생 테오까지 ....
고흐를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가장 잘 유지하는 것.
그것이 저 무덤일것이다.
무덤의 그는 변하지 않는다.
아파하지도 않는다.
돌비석에 이름새겨두고 가만히 하늘을 쬐고 있다.
가끔은 저렇게 해바라기 한 송이, 아이리스 한 송이가 놓여지겠지.
무덤.
사람들은 무덤을 어떻게 생각하지?
나에게 무덤은 그리움이다
그리고 끈이다.
무덤을 가진 자들을 보면, 그리고 가족의 무덤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난 한없이 뿌듯하다.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마구 흔들린다면, 마구마구 흔들린다면,
그리고 고흐의 무덤을 찾아갈 거리가 된다면,
난 그의 무덤앞에 가고 싶다.
그의 그림에서처럼 흔들리는 나를 그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밀밭이 흔들리고, 별이 흔들리고, 하늘이 흔들리고, 사람이 흔들리고
흔들리는 것들을 그보다 잘 표현한 사람이 있을까?
흔들림을 그린 그에게 나를 그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그가 그린 나는 어디가 흔들리는 것일까
그가 그려놓은대로 나를 보고 싶은거다.
측백나무는 아래에서 부터 흔들리고
별들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흔들리고.
...
그는 그것을 볼 수 있었다.
단지 고흐뿐은 아닐 것이다.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죽은 자들
그들은 우리들의 가족들이다.
그들은 알 것이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과 나와는 같은 아니 적어도 비슷한 DNA를 가지고 있을 것이므로
그들은 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무덤에 기대어 있고 싶다.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고흐의 무덤을 보면서 그가 그립다.
그리운 것은 그가 아직도 살아있음이다.
그의 그림은 항상 나를 위로한다.
흔들리는 그의 그림을 보면 난 위로받는다.
그가 가고 없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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