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졌다.
일년전 혹은 이년전 내가 이런 삶을 살았다면 단언컨데 내 얼굴은 시커멓게 변했을 것이다.
안달복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천천히가 되고 있다.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서인가, 살궁리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건가.
원피스 다섯벌의 주문을 받은 지는 한 달쯤
페어가 끝나고 주문받은 옷들을 모두 만들었고, 배송을 하고,
그 중 한 분이 선물을 할 거라시며 린넨으로 원피를 다섯벌 주문을 하셨다.
고마워서, 예쁜 원피스를 만들고 싶어서 리투아니아 린넨 원단을 동대문시장에서 샀다.
그게 한 3주전쯤인가보다.
그리고 한 주는 함께 주문이 들어온 앞치마 10장을 만들어 보내드리고,
지난 주부터 퇴근하고 나서.. 늘 아홉시 정도부터 원피스를 만들기 시작,
하루는 윗판 재단, 하루는 치마부분, 하루는 바이어스 ... 어느날은 너무 피곤하면 패스.
그럼 한 두 시간정도 일을 한 뒤 잤다.
..그렇게 두 주를 보냈더니,
어제 다림질을 끝으로 원피스 다섯벌이 완성 되었다.
오늘은 퇴근하고 나서 원피스를 포장하고, 내일은 발송을 할 거다.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주문하신 분이 천천히 만들어도 된다는 배려때문이다.
하지만 일,이년전 나라면 주문하신 분과 상관없이 숙제를 미루고 있는 내가 너무 힘들어서 밤을 새고 했을 듯 하다.
같이 일하는 팀원 중에 한 명이 그제께 내게
"초연하신 것 같아요." 그랬다.
놀랐다. 나는 늘 반대였는데...
"제가 그래요? "
"네."
"그건 제가 원하는건데 완전 좋은데요. "
그랬다.
맘에 든다.
그게 안 된다면,
다시 나를 광야, 허허벌판으로 내놓아야겠다.
우린 서서히 소리없이 소멸해야 하니까.
그 소멸을 받아들일 수 있는 호흡을 가져야 한다.
마치 수천 년을 살 것처럼 살아가지 말라. 와야할 것이 이미 너를 향해 오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선한 자가 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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