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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눈물-떠났다

by 발비(發飛) 2018. 9. 14.

떠났다. 

헤어졌다. 


방금 2년 넘게 3년 가까이 함께 일한 동료가 떠났다. 

마지막 날이라 오전 근무로 업무를 마쳤다. 

그는 이직을 하기 위해서 옮긴거다. 

여기보다 더 좋은 자리로 갔다. 

잘 된 일이었고, 

앞으로 2주 동안은 후임자가 없는 관계로 인수인계를 내가 받았다. 

성실하게 일한 사람의 인수인계는 그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인다. 

고맙고 미안했다. 


함께 일하던 내내 한번도 하지 않았던 허그를 했다. 

눈물이 났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과 헤어졌지만, 좀 다른 느낌이다. 


어제는 최옥정작가가 이 세상을 떠났다.

늘 단정하고 분명하지만, 여유가 있으셨던 분이다. 

늘 도전하지만, 그 도전이 요란하지 않아 누구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분이다.

그래서 친한 사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 분을 좋아했다. 

내게 저런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멀찍이서 생각한 적도 있었다. 

오후에는 이른 퇴근을 하고 그 분의 장례식장에 가려한다.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안아줄 수는 없지만, 토닥일 수도 없지만, 

평안하시라고, 수고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눈물이 날 것 같다. 


그 눈물이 내게는 슬픔이겠지만, 그 분께는 그저 반짝임이었으면 좋겠다. 

그 분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이 먼 길 떠나시는 그 분을 밝게 비추는 반짝임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나와 헤어진 내 동료는 운전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일테고, 

최옥정 작가님은 먼 길 가시는 초입일 것이다. 


나는 소금인형이 되어 떠나는 그들을 바라본다. 

짠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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