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다.
헤어졌다.
방금 2년 넘게 3년 가까이 함께 일한 동료가 떠났다.
마지막 날이라 오전 근무로 업무를 마쳤다.
그는 이직을 하기 위해서 옮긴거다.
여기보다 더 좋은 자리로 갔다.
잘 된 일이었고,
앞으로 2주 동안은 후임자가 없는 관계로 인수인계를 내가 받았다.
성실하게 일한 사람의 인수인계는 그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인다.
고맙고 미안했다.
함께 일하던 내내 한번도 하지 않았던 허그를 했다.
눈물이 났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과 헤어졌지만, 좀 다른 느낌이다.
어제는 최옥정작가가 이 세상을 떠났다.
늘 단정하고 분명하지만, 여유가 있으셨던 분이다.
늘 도전하지만, 그 도전이 요란하지 않아 누구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분이다.
그래서 친한 사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 분을 좋아했다.
내게 저런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멀찍이서 생각한 적도 있었다.
오후에는 이른 퇴근을 하고 그 분의 장례식장에 가려한다.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안아줄 수는 없지만, 토닥일 수도 없지만,
평안하시라고, 수고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눈물이 날 것 같다.
그 눈물이 내게는 슬픔이겠지만, 그 분께는 그저 반짝임이었으면 좋겠다.
그 분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이 먼 길 떠나시는 그 분을 밝게 비추는 반짝임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나와 헤어진 내 동료는 운전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일테고,
최옥정 작가님은 먼 길 가시는 초입일 것이다.
나는 소금인형이 되어 떠나는 그들을 바라본다.
짠 눈물을 흘린다.
'주절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9호선 에세이] 저 백팩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0) | 2019.03.21 |
---|---|
북극성 (0) | 2018.10.11 |
가수면(假睡眠)이 준 사인(sign) (0) | 2018.09.11 |
태풍 솔릭을 대하는 자세 (0) | 2018.08.23 |
새벽 소리 (0) | 2018.08.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