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
허걱..
허...
산이 그렇다.
산은 품어주던가, 날려주던가 .
지리산은 품어주고, 설악산은 날려준다.
주왕산은 품어주고, 월악산은 날려준다.
중국의 화산(華山)은 오악(五嶽) 중의 하나이다.
악이라고 붙은 산은 날려주는 건가?
악이라고 불리우는 산은 바위가 많다. 그리고 거칠다.
요즘 유행하는 짐승남의 느낌이라고 할까.
화산이 그렇다. 짐승남이 아니라 맹수남이라고 할까.
품어주고 날려주는 것은 차이로 때때마다 골라가야 하나하지만, 생각해보니 아닌 듯 싶다.
나아간다는 것에서 보면 같은 것이다.
아테네식 교육과 스파르타식 교육의 차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기운이 떨어졌다고 하자.
그래서 살 수가 없다고 하자.
품어주는 산으로 들어가 온몸을 누군가 감싸주는 듯한 포근함에 나를 다 내려놓았다고 하자.
그리고 내려왔다고 하자.
가벼운 마음이 되어 다시 시작하게 된다.
또 기운이 떨어지고 그래서 살 수가 없다고 하자.
날려주는 산으로 올라가 거대한 기운 위에 서 있다고 하자.
세상이 그 아래에 보인다고 하자.
산 위에 서있는 내가 마치 산 인 듯 느껴진다고 하자.
그리고 내려왔다고 하자.
거대한 힘이 내 뒤에 따라온 듯 다시 시작하게 된다.
화산을 생각하다가, 몇 년전까지 산악인이라고 우기면 산을 다닐 때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크로드를 공부중이다.
화산은 월악산 바위의 몇 배, 북한산 인수봉 바위의 몇 배인 듯 거대하다. 그것인 거대한 군락이다.
그 곳에 정상에 서면 나는 그 기개에 하늘로 쏘아올려질 듯 하다.
대륙의 기질은 대륙이라서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대륙 곳곳에 솟아있는 화산과 같은 거대한 산에서 대륙으로 날려올라갈만한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륙이 있는 곳에는 대륙을 달릴만한 에너지를 주는, 대륙과 어울리는 산이 있다.
대륙이 크고 넓을수록, 대륙의 끝에서 보일만한 거대한 산이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서 자연이겠지만,
화산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한다.
나는 화산의 기운으로 로켓트처럼 발사될 준비를 해야 할 듯 하다.
만약 화산으로 간다면, 그런 의미에서 아예 산 아래에서 부터 내 무게를 가벼이 해야 할 것 같다.
이왕 로켓트로 발사되어 날아갈 작정이라면 ,
아주 멀리 날아가야 할테니 말이지.
華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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