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동안 하루에 몇 번씩 목련을 바라보았다.
입사했을 즈음 검은 봉오리가 맺혀있었고,
그 사이 터지고, 활짝 피었다.
나처럼.
지난 주에 만개한 목련을 보면서, 벌써 지려고 한다며, 짧은 개화에 입방정을 떨었지.
그런데 며칠 전부터 하는 일층 확장 공사때문에 목련나무를 옮겨 심는다고 했다.
나의 자리 옆으로 난 문, 그래서 마치 나의 전용인 듯한 문을 열면 작은 마당, 그 아래로 보이던 목련이
오늘, 굳바이다.
아직 어디로 옮겨 심을런지 모른다.
원래는 뒤로 보이는 향나무를 가릴 만큼의 키였다.
그런 목련나무를,
초로의 할아버지가 톱을 들고 가지들을 투두투둑 잘랐다.
흐드러지게 피어 가지에 매달린 꽃들이 꽃잎들만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무심한 표정의 할아버지는 꽃 달린 가지들을 한 쪽에 던졌다.
차곡차곡 쌓였다.
초로의 할아버지라서 그렇다.
어디에 옮겨심을지 모르는 목련이라 한 컷을 남긴다.
그때 그자리의 목련이라고 기억할...
기억이 될, 부재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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