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개 낮은산 어린이 05
박기범 저/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03년 07월
강아지도 어미가 낳아 젖을 먹이고 품에 안고 기른다.
스스로 걸을 힘조차 없을 땐 어미의 품안에서만 살고... 좀 움직일 수 있으면 어미의 품과 세상을 들락거리고,
그러다 어미와 떨어지면 자신과 더불어 지낼 아이와 조를 맞춰 살아야 한다.
새끼개가 사는 세상의 주체인 아이는 아이의 생각대로 새끼개를 대한다.
모든 것에 동의할 수 없는 새끼개.
왜냐면 다르니까... 개니까... 그래서 의사표시를 하면 통하지 않는다.
불통이다.
왜냐면 다르니까..
그러다 주체가 끝가지 따라오지 못하는 새끼개를 내친다.
넌 아냐! 하면서...
새끼개는 주체자의 품안에서 살다가 바깥세상으로 나온다.
아무리 나쁜 주체자 밑에 있더라도 주체자가 없는 세상보다는 안전하다?
새끼개는 팔려가고.... 주체자의 목소리를 듣고 쫓아가지만 차에 치여 죽는다.
아는 이가 있으면 꼬리를 흔들던 습성이 남아 꼬릴 몇 번 흔들다...
이상이다!
인간은 주체자로 성장한다.
아주 어린 아이때부터 인간이외의 생명체들에게 주체자로서의 폭력성을 훈련받으며 자란다.
그것은 내가 주체자에게 길들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둔감하게 된다. 그것을 안락함이라고 느끼게 한다.
그러다 어느날 주체자로부터 무참하게 배척당한다.
그때조차도 그렇게 태어난 나를 연민하는 것으로 그친다.
누가 누구에게...
누가 누구에게...
그 고리를 끊으면 된다.
어미 개 낮은산 어린이 06
박기범 저/신민재 그림 | 낮은산 | 2003년 07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어미개 감자는 새끼를 계속 낳는다.
새끼를 왜 낳는지. 어떻게 낳는지, 낳아서 어떻게 될 것인지도 모르면서 때가 되면 새끼를 낳는다.
일곱번이나 새끼를 낳았고, 일곱번이나 죽을 만큼 힘들었고, 일곱번 모두 새끼와 이별을 했다.
어처구니 없게도 본능만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런 감자 옆에 가족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가 계신다.
거두고... 감싸고... 그런 가족이 되어 둘은 살고
그런 것 있으면 어처구니 없는 본능때문에 겪는 아픔이 삶으로 넘어가기도 하면서 말이지.
세상을 같이 떠났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일이다.
이 두 책의 작가 박기범은 소통하며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내 슬픈주조를 이루고 있군.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 이 어두운 이야기들은 어떤 의미일까?
하고 생각하다보니...
짤막하게 끼어드는 슬픔주조들이다.
박기범 작가의 '문제아'를 읽은 뒤, 참 세상은 간단한 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문제아와는 좀 다른 느낌이지만 잘 읽었다.
문제아를 읽은 뒤 꽤 간만에 아이들의 책을 정성껏 읽으며 세상을 떠뜻하게 본다는 것은 슬픔주조!
그러니까 측은지심을 가지는 것이 시작인 듯 했다.
측은지심의 운동성은 역지사지에서 오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읽는 동화지만 새끼개와 비슷한 인간와 어미개와 비슷한 인간를 찾고 있다.
더듬고 있다.
아이들도 찾겠지.
딱 맞는 인간이야 없겠지만,
앞으로 만나게 된다면 비슷한 경험을 한 듯이 마치 자신이 새끼개인 적이 있었듯이. 어미개가 되어 본 적이 있었듯이
인간을 대하겠지.
동화의 힘이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슬픔주조을 찾는 것.
그런데 아이들의 동화를 읽으며 슬퍼진다.
세상이...
세상이...
그러하냐? 하면서 말이지.
새끼개처럼 끙! 하고 일어나... 끙! 하고 일어나...
동화의 다른 이름은 희망이란다... 하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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