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곳도 아닌 것들의 사랑
유성용/ 지안출판사/ 2006년 06월
여행생활자의 저자가 쓴 또 하나의 수필집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의 사랑'
여행생활자를 재미있게 읽은 까닭에 내처 읽은 그보다 좀 먼저 나온 책이다.
전철 안에서 두시간을 좀 더 보내야 했던 어제,
그 시간동안 2/3 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도시인이 잠시 지리산 자락에 머물다 오는 것은 이제 별다른 일이 아니다.
그 또한 영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터를 잡아 산 1년 좀 더의 생활을 잔잔히 엮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과 자연과의 일상 그리고 지리산에 깃들이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 곳에 가면 그렇게 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그 곳 생활을 즐기는 부분이
처음에는 자연이었으나 차차 그 곳에 있는 사람에게 향해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끝에 세상여행이라는 것을 떠났고
또 그 끝에 서울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산 속 어딘가에 외딴 집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두었더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의 꿈은 아주 조금만 더 있다가 지리산 자락 오두막에서 홀로 사는 것이라고.
텃밭을 일구어 자급자족이라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그가 나의 꿈 비슷한 생활을 했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나에게 지리산은 완전한 단절을 의미한다면
그의 지리산은 단절과 소통의 경계에 있었다.
그가 경계에서 살았던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순간부터 책장은 설렁설렁 넘어가기 시작했다.
경계라는 곳은
그것이 자연과 인간의 경계라는 것은 나로서는 매력이 없다.
인간이라고 하면 안되겠다. 문명?
자연의 안에서 항복한 삶.
난 자연(어찌할 수 없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들)에게 항복해서 그들에게 구금당하기를 원한다.
이 책에서도 잠깐 언급되었듯이
빠삐용이 마지막에는 그 안에서 그렇게 살아가듯
난 저항도 움직임도 갈등도 필요없는 ..
그래서 행복하고자 할 필요조차도 느낄 수 없는 ...
무균실. 증류수의 느낌으로 살아가게 되길 꿈꾼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꿈과는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나는 아직도 내 안에 살아있다.
그의 책에 완전 공감할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나의 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 실마리를 주었다는 점에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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