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inthe Drinker /Picasso, Pablo./Oil on canvas. 73x54 cm/France. 1901
이 잔을 마시면...
여자는 이미 한 잔을 비웠다.
에메랄드빛 압생트Absinthe...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이 잔을 마시고나면 떠날 것이다.
내게 그는 독주라고 할 수 있다.
세상과 아듀---, 곧 세상과 아듀---
여자가 무심히 본다. 무엇을... 눈은 떴으나 그저 먼데를 보고 있다.
Absinthe 한 잔이면 눈동자가 180도 돌아가 눈이 뒤집힌다.
세상과는 아듀스---, 자신과 도킹을 할 것이다.
한 잔의 선택.
첫만남, 그는 몸이 없었다.
도킹의 순간,
사라진 나와 내가 한 번쯤은 만나 꼭 맞는 '나' 이로구나 하고 깊이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현재의 나와 Absinthe에 취한 나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다.
반갑다고 울고,,
내 딱 맞는 옷이 여기 있구나 하며 놀라워하며
감격의 순간을 보내지.
한 잔만 더 마시면 나와 도킹, 그 순간이 온다.
그는 언제나 오래 전에 헤어진 나를 데리고 나왔다.
여자의 술잔이 비어간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나, 만날 준비를 한다.
서서히 벗겨지고, 발라지고, 알몸으로 선명히 서 있는 나, 난 이런 내가 좋아.
날아가기 위해 온 몸을 움츠린다.
한 모금의 Absinthe면, 난 하늘거리는... 여자가 되어 날아갈 것이다. 곧...
세상은 모르는 여자로 태어날 것이다.
그는 독주라고 할 수 밖에 있다.
여자는 또 한 잔을 비웠다.
두 개로 겹쳐지는 세상, 두 개로 겹쳐지는 나.
에메랄드빛 Absinthe...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빠져나가는 세상, 그리고 사라지는 세상 속의 나.
에메랄드빛 Absinthe와 같이 궁리를 한다.
Absinthe Drinker 1902
Pablo Picasso
Oil on canvas
Collection of Otherman Huber Glarius
Absinthe (Girl in a Cafe)
Picasso, Pablo.
Charcoal, pastel, gouache and white chalk. 65.2x49.6 cm
France. 1901
45% 혹은 68% 독주 압생트Absinthe.
쑥과 여러 약초를 섞어서 만든 이 술은 당시 유럽 예술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던 술이었다한다.
드가는 '압생트를 마시는 여자'를 , 고흐가 '압생트 잔과 물병'을, 마네도 '압생트를 마시는 남자'라는 그림을 그렸다.
괴로운 인간들이 나올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초록병의 소주처럼..우리처럼...
괴로운 인간들을 그리는 화가들은 Absinthe를 그렸다.
이미 그들은 Absinthe에 취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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