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여인 (Woman on The Beach, 2006)
127분 /감독 홍상수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김태우, 정찬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꼭 챙겨서 보는데,
(그건 영화를 보기 시작한 언제... 어느 분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나와 맞을 것 같다며 ... 강력추천)
지난 해 여행을 다니느라 해변의 여인을 놓쳤었다.
실망!
이제 그의 무기인 회색일상이 어쩐지 구태의연해 보인다.
좀 더 깊이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김승우가 아니라면 더욱 좋았을 수 있었을텐데,
고현정에게 너무 맞추지 않았더라도 좋았을텐데,
고현정의 캐릭터는 홍상수 감독이 즐겨 취하는 여자의 원형인데.. 점점 강화되는 그리고 거기에 빠지게 되는 익숙함.
이 여자, 언뜻 보면 세상에 잘 어울리지 않은 맹함 내지 덜 떨어짐의 원당에다 자기 세상안에서만 사용하는 언어를 가지고 세상에다 사용하고 있어, 세상사람들이 그것 참 신기한 동물이다 하고 혹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말하지 저 여자 참 자유분방한 여자구나... 세상이 좁다하고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는 여자구나 생각하지만 그 세상이 알고 보면, 듣다보면 쥐방울만한 세상을 세상이라고 살고 있는 ... 자기의 의지대로만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마주한 상대의 입장이 자기 입장이 되고마는, 그렇게 살다보니 언제나 정신을 차리면 문득 혼자인 것.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사는 모습인 여자.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여자 이 여자... 했다.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나를 구경했다.
대책이 없기는 하더라는....
김승우의 캐릭터는 또 어떻고..
그 남자, 언뜻 보면 능력있는 영화감독에 그것도 시나리오까지 직접 쓰단다. 물론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높다고 하지. 창조적인 직업을 선두하는 이 남자, 요기서 저기 움직이는 데도 꼭 누구를 대동해야만 움직이는,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럼 대범함 아니 절대 소심함, 맘에 드는 여자랑 지르는데도 뒷탈이 없도록 두드려본다. 실제상황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두드리지. 콜을 해야 받는... 예술을 한다고 하지만 별을 얘기하고 운명을 얘기하는 천진한 여자 앞에서 천진함을 섹시함과 혼돈해버리는 ... 절대상황에서는 수컷이 되고마는,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바로 다시 소심해서 줄행랑을 치는... 그러고도 그 순간은 잊지 못하는, 차 떠난 뒤에 무지하게 손을 흔들어대는 .. 알고보니 상처있는 남자. 설명해야 알아듣는 남자. 설명해야 안심이 되는 남자. 자신은 이미지와 싸우는 중이라며 곧 이길 것이라고 우기지만 아마 평생 보이지 않은 이미지와 운명과 싸울 듯한 남자. 그래서 남보기에는 허공에다 팔을 휘두르고 있는 남자. 그런데 다행히 이 남자의 직업은 예술가라 불리는 영화감독.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남자 이 남자... 했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그 남자가 그리 멋진 남자이지만은 않더라는... 대책없는 남자이기도 하더라는...
극조심해야하겠더라는...
이 남자 또한 홍상수 감독이 즐겨쓰는 남자의 캐릭터지.
그러고 보면 이 감독은 불협화음인 남자와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는 아주 쬐금씩 우리 안에 들어있는 이런 인간의 모습을 확대시켜 바라보며 저려하는
우리들의 두근거림을 감독이 즐기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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