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지훈/ 배우:안성기 김상경 이요원/118분/ 개봉 2007.07.25
폭력!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 폭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종, 인간.
118분 내내 폭력이 난무했다.
그 폭력엔 이유를 묻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폭력만이 있었다.
영화라는 것을 보면서도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억들이 영화를 진행시킨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시나리오나, 배우의 역할소화라든가, 기술적이라든가.,...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다만 이 영화는 '폭력' 이라는 것과 '기억'이라는 두 가지만으로 나를 2시간동안 압도시켰다.
어쩌면 난 폭력과 기억속에서 아직도 벗어나고 있지 못해서가 아닐까.....
대단한 의식이 아니라, 그 시간이 청춘이었기에 그런 듯 싶었다.
영화 내내 들려오는 귀에 익은 배경음악은 내내 나를 27년 전으로 돌려놓았다.
과거는 현재에 잠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와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함께 영화를 보았던 중학교 1학년짜리 아이가 뜬금없이 나에게 말한다.
정말 그랬어요?
근데, 이요원인가? 그 여자가 제일 불쌍해!
아무도 없어. 다 죽었잖아요.
희망이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자살하지 않았을까요?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무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 아이는 입을 닫았다.
트랜스포머를 보자고 말했던 나에게 '화려한 휴가'가 보고 싶다던 아이가
'폭력적인' 그 영화를 보며 '폭력'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저항하면 모두 죽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그래도 저항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어른인 난 그 아이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폭력은 존재하던 것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폭력은 나를 둘러싼 세상도 사라지게 만들고, 나 안에 있던 세상도 사라지게 만든다.
80년 5월 18일, 그날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
사랑하는 사람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다만, 꿈이길 바랐습니다----화려한 휴가 메인 카피
그저 난 그 아이가 '폭력'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동떨어진 생각에서만 맴맴 돌았다.
'보는대로 映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메종 드 히미코 (0) | 2007.08.05 |
---|---|
[파블로 네루다의 이야기] 일 포스니토 등 (0) | 2007.08.02 |
[독일] 베를린 천사의 시 (0) | 2007.01.27 |
[이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0) | 2007.01.27 |
[이란] 내가 여자가 된 날 (0) | 2007.01.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