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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아일랜드]once

by 발비(發飛) 2007. 9. 29.

 

원스(Once, 2006)

 

아일랜드 / 드라마/ 86분/ 2007 개봉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나는 너를 노래한다.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

원스

 

 

음악, 아일랜드, 남자, 여자, 교감,

 

하이퍼텍에서 개봉하고 있는 영화지만, 그래서 개봉관에서 봐야했지만 요즘 귀차니즘의 절정에 빠져 컴에서 다운을 받았다.

아직 자막이 없는 상태의 파일로 올라와 있었다.

이건 다행이다.

한 순간이라는 이 영화처럼 뭔가 있는 듯 없는 듯

있었던 일인듯, 없었던 일인듯 하는 이미지가 뭔가 다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가 더욱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그리고 음악으로 영화를 본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 남자 앞에 한 여자가  남자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여자는 한 눈에 남자가 부르는 노래가 입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진정으로 부르는 노래임을 직감하고

진정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남자의 노래를 공감한다.

여자는 체코이민자, 피아노를 칠 수 있고 노래도 한다.

세상과는 달리 진정성만이 가지고 있는 둘은 서로의 노래를 만들어간다.

미완성으로 남아있던 남자의 노래를 여자가 함께 하면서 완성되어가고

여자는 꿈으로만 가지고 있는 음악을 현실에서도 가능하게 된다.

둘은 어쩌면 사랑을 한 것이다.

이 영화는 내내 키스 정도의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손을 잡는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사랑은 도구없이도 표현되고 있다.

그들의 노래를 통해 그들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남자는 여자의 도움으로 노래를 완성하고 런던으로 떠나고

여자에게 함께 가자고 하지만, 여자는 가지 않는다.

함께 살지는 않지만 남편이 있단다.

사랑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그저 그것이다.

이미 사랑은 한 것이고 꼭 함께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남자는 런던으로 가기전에 그녀에게 피아노를 선물한다.

모든것은 제자리이지만 여자는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한다.

남자는 떠나서 자신의 노래를 듣는다.

그 노래에서 여자의 피아노소리와 낮게 음을 맞추어주던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행복한 웃음이 남자의 입가에 맺힌다.

사랑은 하나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랑은 하나 공감으로 교감하는 것이다.

팍팍해보이던 그들의 삶이 한 순간의 사랑으로 가득한 모습이 된다.

 

한때의 사랑은 노래에 남아있다.

 

그들의 노래를 지금도 듣고 있는데, 분명 그들은 사랑하고 있다.

 

우리는 한때 무엇을 한다.

사랑을 한다.

사랑은 언제나 한때이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한때의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나로서 참 다행인 것은 내가 한 때 사랑한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시로서 남아있다는 것이다.

시를 읽으며 떠올렸던 얼굴은 그 시를 볼 때마다 한때의 사랑이 떠올려진다.

그들의 노래에 그들의 사랑이 묻어있듯 내가 읽었던 시에게서 그때 내 사랑이 함께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참 다행이다 생각했다.

나도 한 때 사랑을 했고, 사랑을 가지고 홀로 사는 것이 힘에 겨울 때는 시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나도 그들처럼 뭔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불행해보이지 않듯이 나도 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해서 불행하다고 규정할 수 없으므로... 그렇다하고 긍정했다.

 

참 아름다운 음악영화.

 

기대한다.

삶을 카테고리로 풀어낼 참 많은 영화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시로 만든 영화

동화로 만든 영화

그림으로 만든 영화

공장으로 만든 영화

옷으로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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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전반적인 삶을 영화로 만들어놓고 보면 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다.

 

시간이 된다면 극장에서 꼭 만나고 싶다.

그들의 입으로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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