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홍릉 수목원은 일요일만 문을 연다.
그 곳에서 숲해설을 하고 계신 분께서 "한번 나오시죠!" 그랬다.
탱자나무는 어린이일적에 외가에 가면, 외가옆집의 담이었다.
가시가 뾰족뾰족하고, 단단하게 뭉쳐있어 내가 보기엔 이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담이었고,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선그음이었다.
외가집 이후에 처음 만나는 탱자나무 뾰족한 가시를 만져보았다.
만질 수 있는 나무.
그 곳에서 소개받은 원로 숲해설가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무의 자기 경영법을 배워야 한다.
과감하고 단호한...
나무는 성장하기 위해 과감히 물관을 폐쇄하여 아랫부분의 가지들을 삭쟁이로 만들어 나무에서 떨어져 나가게 만들어 성장하고 번식한다고,
사람들도 여러개를 놓고 잣대질을 하기 보다는 자기 성장이라는 과업앞에 단호할 필요가 있다고 ,
나무의 단호함을 배워야 한다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 하나를 위해.
하늘에서는 해가 비쳤다.
당단풍나무에 햇빛이 내리쬐니 반투명하게 잎맥까지 다 보인다.
혹 겹쳐지고 부대끼며 햇빛을 나누고 있다.
하늘에 겹겹 하늘을 담는
겹쳐진 하늘은 검은 무게가 실려 묵직하다.
하늘 무게를 단단히 받치는, 그 힘으로 묵직하게 단단해지는 ....
저 멀리 잎은 좁고
내 가까이 잎은 넓고
저 멀리 잎은 하늘에 가까워
내 가까이 잎은 내게 가까워
나무는 배려한다했다. 잎을 좁혀 내게 가까운 나무에게 햇빛을 나눠주는 것이라고..
그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혹 내가 누군에겐가 가깝다면 혹 넓게 혹 좁게.... 나는 누군가의 어디에 있는지?
홍릉 초록 하늘 아래서 개운한 오전을 보냈다.
'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영욱]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0) | 2007.07.05 |
---|---|
중독; 의존성 (0) | 2007.06.26 |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0) | 2007.06.22 |
[이어령] 문장사전 (0) | 2007.06.20 |
[고갱] 자화상들 (0) | 2007.06.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