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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단 둘이서 두 시간 동안 방에 있었다.
내 주위에는 오직 지루함과 황량함뿐이었다.
우리들은 아직 단 한 번이나마 서로가 흡족한 순간을 갖지 못했다.
나로서 자유롭게 호흡할 수가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순간을 말이다.
......
나는 그녀에게 역시 뭔가를 낭독해서 읽어주었다.
그러나 문장들은 역겹게도 혼란을 일으켰으며
눈을 감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말 없이 듣고 있었던 그 여자와는 아무런 맥도 이을 수가 없었다.
......
이러한 나의 확인은 틀리지 않았고 올바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구나 (사상의 문제에 있어선) 상대방이 생긴 대로 그렇게 그를 사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생겨먹었다고 해서 그대로 그와 함께 살 수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것이다.
생긴대로 사랑할 수는 있어도 생긴 대로 함께 살 수는 없다
카프카는 그렇게 생각했다.
몇 살에 읽었다면 똑같은 경험이 없고서도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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