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유방
2005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단편소설이다.
소설의 내용이 내용이거니와, 난 세 번째 유방이라는 말이 정신이 쏙 빠졌다. 내게 세 번째 유방이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 진화되기 전 동물이었던 시절의 흔적, 그것은 아무에게나 붙는 것이 아니라, 악마를 키우는 양식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제3의 유방의 젖을 먹는 것들은 악마가 된다! 그 말을 읽는 순간, 그렇구나 싶더라. 나의 세 번째 유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구나. 악마, 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맘에 해꼬지를 한 것인가? 세번째 유방에서 나오는 젖. 내 젖을 내가 먹어 스스로 악마가 되어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나의 생각과는 달리, 내가 의도한 것들과는 달리 난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제 알았다. 왜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아픈 것인지. 난 나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아픈 것은 그들이 나에게 뭘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세 번째 유방을 읽으며 내가 이미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나에게 있었을 악마적 근성을 본 듯싶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커지는 세 번째 유방, 겨드랑이 밑으로 쳐져 내려와, 간혹 몸에 붙는 옷을 입으면 남들에게 들킬 것 같아 두개의 유방을 위해 만들어진 브래지어 속으로 밀어넣는다. 본능적으로 숨겨야 할 것이며 부끄러워해야 할 것임을 안 것이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세 번째 . 내 손으로 잘라낼 수도 없는 그런 세 번째 유방을 내가 가지고 있다.
가끔씩 깨어나는,
가끔씩 살아있는,
나의 세번째 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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