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30분.
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밤나무길 신부님의 사제관에서 나의 숙소로 난 오솔길에는
바람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나의 발도
나의 숨소리도
나조차도 바람 소리에 묻혔다.
자갈자갈· 자갈자갈· 자갈자갈· 자갈자갈······.
바람이 자갈소리를 내며 세상을 가득 채웠을 줄은 몰랐다.
자갈자갈거리는 세상 속에 묻혀 있다.
자갈자갈 속에서 걷는것도
자갈자갈 속에서 숨쉬기도
자갈자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적당하다.
바람이 자갈소리를 내며 세상을 채웠을 줄은 ,
그 묵직한 세상에 묻혀서도 평화로울 수 있을 줄은 미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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