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이살메르.
어쩌면 나에겐 영원히 생지옥으로 기억이 될 것이다.
낙타사파리로 인도에서 제일 유명한 곳이라는데, 그래서 강추받고 예정에 없던 길을 떠났건만!
그 강추의 단서는 지금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곳에서의 낙타축제는 겨울이 성수기이다.
지금은 여름이지!
그래서 무지하게 더울 것이다.
그래도 인도에 왔으니, 낙타사파리는 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런 의지에서 감행한 곳이
바로 자이살메르이다.
역시나!
황금의 도시, 사방이 사막이라서 황금색이 이 곳 자이살메르가 텅비었다.
더운 여름 사막을 찾는 이가 없는 것이다.
낙타사파리.
이건 한 두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낙타몰이꾼에 대한 두려움과 사막 한 가운데서 하룻밤을 자야하는 일정때문에
특히 여자들은 무리를 이루어야 한다.
사람이 없다.
기다린다 기다렸다 할 일없이 사막 먼지바람이 종일 들이치는 도시에서 기다림! 이틀!
델리에서 같이 떠난 사막사파리를 갈망하는 용감한 여성동지덕에 사흘째, 다른 동지를 찾았다.
그래서 어제 사막사파리를 떠났더랬다.
나 살아돌아왔다.
한국도 여름이지.
이 곳도 여름이다.
인도의 중부, 사막한가운데이다.
뜨거워서 ...뜨거워서 .... 나 타들어가는 줄 알았다.
타들어가기만 하나?
아니다.
불어오는 사막바람.
그것에는 모래들이 같이 날아들어온다.
땀에 젖은 얼굴이며, 몸에 모래들이 들어붙는다.
물은 절대 없음이다.
마실 물만 낙타몰이꾼들이 들고 다닌다. 뜨거운 물의 시원함, 그 생소함을 맛본 것을 보람차다해야 한다.
해가 지면 나아질거야.
류시화님이 말한 사막의 별밤이 나를 기다릴거야.
기다리니 해가 진다.
해가 지니 낙타몰이꾼들이 밥도 줬다.
그리고 어둠이다.
아직 별은 보이지 않는데... 지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리가 잘 곳은 '모래둔' 위, 그저 그 곳이다.
슬리핑백에 몸을 의지하고 그저 모래 위 하늘 아래서 잠을 자야한다,.
아직 잠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모래 바람이다.
이 모래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불지옥, 물지옥, 쓰레기지옥은 들어봤지만, 모래지옥이라는 말을 들어나봤나.
온 몸을 향해 돌진해오는 모래들.
모래를 실은 바람이 장애물인 사람의 몸에 이르자 그 곳이 바로 몸 붙일 곳이라는 듯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몸이 어디 한 군데인가?
몸에는 얼굴이 있고 얼굴에는 눈코입귀가 있고 눈코입귀에는 각각 구멍이 있으니
그 구멍으로 모래들이 하나 스며들어간다.
작은 몸을 구겨 차곡차곡 넣으려는 듯 정말 끝도 없다.
아무리 떨어내려해도 징그럽게 붙는다.
침낭속으로 들어가면 더워서 죽을 지경에 사막불개미들이 옷을 뚫고 들어오고,
침낭밖으로 나오면 모래들이 습격이다.
자다가 소리를 지른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구... 이제 그만 하라고...
옆에서 자던 한 사람 소리를 지른다.
이게 바로 생지옥이다.
그래 그 표현이 딱이다.
딱! 생지옥이다.
그렇게 그렇게 긴긴 밤을 사투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다.....
그 런 데.
사람은 없고 모래만 있다. 좀은 과장되긴 했지만, 정말 쬐끔 과장한 것이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딱 반만 밖으로 나와있고 반은 모두 모래안이다.
그래도 다행인거지.
긴긴 밤을 살아남은 거 잖어.
하지만 후처리도 만만치않다.
온 몸으로 스민 모래들, 입안의 모래들, 귓구멍의 모래들... 난 모른다!!!!!!
그리고 우린 낙타몰이꾼에게 간청했다.
집으로 보내달라고...
집으로 가고 싶다고...
그런데 그들! 노 플라블럼이란다.
그런데 그들! 노 플라블럼의 답은 없다.
우린 다시 낙타에 태워져서 한 낮에 사막을 횡단했고, 집으로 보내달라고 간청한 시간이 한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너무 뜨거운 날!
정말 생지옥을 겪은 날!
얼마쯤의 시간이 지나면 또 추억이 될 날이 지났다.
오늘 한 건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오늘밤 이 곳을 벗어나기로 한다.
정말 괴로웠던 자이살메르를 밤에라도 떠나야겠단 말이다.
조드뿌르로 가는 야간버스를 탈 예정이다.
조드뿌르는 그저 지나가려 한다.
바쁜 일정을 며칠간 하려한다.
무지하게 고생했지만, 한 건은 역시 흥미로운 일인 건 분명하다.
돈 워리 하시길,,.,,
아직은 건재하다.....
낙타가 사막을 건너는 법을 조용히 보았다.
아주 뜨거워도 낙타위에 앉아있을 적에는 낙타가 어찌 걷는지 그것만 보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더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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