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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인도에서 급하면...

by 발비(發飛) 2006. 7. 11.

 

 

우선 사진들을 봐야 한다.

뭘까요?

아시나요?

인도의 공중화장실이다.

 

분명 이렇게 말한다.

이건 화장실의 1편에 해당한다.

앞으로 인도에 있으면서 가는 화장실을 모두 찍어볼까 생각중이다.

그들의 화장실도 만만치 않게 깨끗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으니까.... 그런데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깨끗한 인도의 화장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너무나 불공평한 인도의 화장실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난 여자!

인도에 온 여자!

 

인도의 거리엔 여자가 절대다수로 적다.

인도의 거리엔 남자들로 가득하다.

진짜 남자가 많다. 델리의 경우엔 그래도 좀 덜하지만, 좀 작은 도시로 가면 여자들을 보기가 힘이 들다.

거지를 빼고 여자들을 볼 수 없는 곳이 있었다.

왜?

그저 여자들이 좀 무뚝뚝하고 소극적이어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생각이 바꼈다.

내가 생각한 이유?

화장실을 갈 수가 없어서이다.

좀 황당한가?

 

어젠 델리의 명동 코넷플레이스를 갔었다.

간만에 도시로 왔으니 하면서 '커피카페'에 가고 싶어서....

인도에도 뮤직비디오 틀어주면서, 멋진 음악을 들으면서 벅스필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으면서 휴식을 취할 곳이 있음을....

델리에 오면 꼭 그 카페에 들러 쉰다.

그리고 인도의 날나리들을 구경도 하고...

오래 좀 쉬어야지. 그러고 찾아간 그 카페에서 화장실이 가고 싶은 것이다.

당연 일하는 사람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지.

그런데, 없단다.

황당무지로소이다.

카페에 화장실이 없다니... 이런 일도 있단 말인가?

그럼 건물 밖 어디에 있는지 또 물었다.

모른단다. 그럼 그는 어디서 볼일을 본단 말인가?

 

일단은 카페를 나갔다.

그리고 옆 가게, 그 옆 가게, 그리고 또 그 옆 가게 아마 열가게쯤을 뒤졌는데, 없단다.

혹 코넷플레이스라고 들어나보셨나요.

인도의 중심, 델리의 중심에 계획도시로 만들어놓은 곳인데.. 화장실이 없습니다.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젠 아예 짐을 싸서 카페를 나와 코넷의 중심부 지하에 있는 '빨리카 빠자르'까지 가서야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참 황당하다.

 

그럼서 생각이 났지요.

지난 번 북부로 올라가 '마날리'에서 '레'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서는 휴게실에서 화장실을 찾았더니,

모든 곳이 화장실이라고 말했던 일, '

그리고 사방을 돌아보니, 여기저기 등을 돌리고 서있는 남성들이 보이더군요.

여자도 급한데... 이를 어쩌리.

결국 그날 옆에 어떤 이스라엘 여자분과 숄을 번갈라 막아가며 사방이 화장실인 곳에서 볼 일을 보았더랬습니다.

 

또 생각이 났지요.

맥그로드간지에서 밤에 월드컵 프랑스전을 보려고 DVD방에 갔을 때, 한 한국인 여자친구가 화장실을 찾았더랬지요. 그랬더니 그 가게 주인 하는 말, 또 모든 곳이 화장실이다. 그때 한국친구 하나 열받아서 여자라고 소리를 쳐도 웃기만 하던 그 참 웃을 수만 없었던 날, 그 여자는 월드컵을 포기하고 게스트하우스로 갔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었지요.

 

그런 일연의 화장실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 점심을 먹은 뒤,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했다는 가즈가트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 오토바이릭샤을 타고오면서 평소에 지나치던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처음 인도에 와서 구역질을 멈추게 하지 않았던 주범, 그 소변냄새.

전 처음 그것이 노상방뇨때문인지 알았더랬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네요.

델리 전 시내를 관통하면서 30분가까이 릭샤를 타고 오면서 보았던 것!

공중화장실이 아마 좀 과장해서 10미터에 한개씩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남자들이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볼 일을 봅니다.

사실, 이제 인도의 거리를 걸으며 그들이 뒤돌아서서 볼 일을 보는 것쯤은 그저 그런 것으로 넘어갈만큼 일상적인 것이기도 하지요.

그 일상적인 것을 오늘 발견하고는

"너무해! 너무해!"

"난, 어제 죽을뻔 했단 말이야.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어쩌지도 못하고..."

너무 많은 남자들의 공중화장실, 그 뻔뻔스러운 배설의 현장?

인도의 여자가 집밖에 안나오는 이유는 '사리'라는 전통의상을 아직도 입고 다니는데...

어디서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집에 있지.

그들은 화장실이 지어지지않는 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좀 그런 생각을 했다.

 

남자화장실에다 셧터를 누르는 이상한 모습을 연출하긴 했어도,

그래도 줌으로 당기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얼굴빨개짐은 생략하면서도,

괜히 때늦은 인권운동가의 톤을 가지면서도,

그래도 좀은 황당한 이 불공평을 고발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어제 죽을 뻔 했었는데, 그들은 10미터 간격으로 갈 곳이 있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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