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도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안의 찜질방입니다.
어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제주원주민이신 저의 블로그 이웃, 미니님과 함께 모슬포로 이동 한 뒤.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헉!
조사해둔 대정의 찜질방은 월요일이라 휴업이군요.
시골의 찜질방은 서울의 찜질방처럼 연중무휴 이런 건 아닌가봅니다.
확인해 보고 덤벼야 할 것입니다.
여관으로 들어갔지요.
너무 어둡고.. 모슬포는 아주 작은 읍내 같은 곳이라 여관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밤새 뒤척 뒤척. 냄새...
또 헉
물을 갈아먹어서인지, 방이 추워서인지, 밤새 화장실만 들락거리다..
에구 6시도 되기전에 그냥 일어나버렸지요.
그리고 송악산으로 출발,
원래 오늘 계획은 마라도인데, 속이 너무 불편해서 마라도가는 배를 타고 싶은 생각도,
마라도에서 행복할 것 같지도 않아.. 담으로 (아마 이 여행의 막바지 쯤으로)
송악산... 분화구가 있다는데...
새벽길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습니다.
멋진 곳이더군요.
도대체 제주의 화산은 언제 터졌는데, 아직도 숯덩이들이 산에 그렇게 난자한 것인지...
한라산의 흔적보다 훨씬 리얼했습니다.
완전 강추!
내려오는 길에 대장금 촬영현장이라는데, 나 그 장면 기억나는데. 둘이서 어디로 도망가던 장면인지, 데이트하던 장면인지.. 아무튼 그 곳.
그 곳이 일제가 군사전략지로 삼기 위해 굴을 파놓았다는데, 그냥 보면 신기한 자연현상이다고
지나갔을텐데, 일본놈들이 파놓았다니...
그리고 용머리해안.
하멜이 제주에 표류했다는 곳이기도 하다네요.
그래서 아주 작은 박물관이 준비되어있더라구요. 그저 잊혀졌던 국사시간이 생각났고,
하멜표류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들이 몇 년동안이나 막일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버텼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들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용머리해안.. 그 곳은 주상절리나 제주해안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뭐 그리 신기하다기보다 익숙한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산방산, 그 곳은 산방산굴로 유명한 곳인데, 그 굴에서 보면 제주 큰 바다가 다 보인다네요.
사실 송악산보다 산방산이 더 유명한가보더라구요.
입장료도 받고.... (송악산은 그런 거 없던데)
그런데, 돈 받는 곳의 특징.. 새로 지은 것이 많아서 옛 것이 묻혀버린다.
원래 있었던 것이 어떤 것인지 찾아보았지만, 모두 새 것이라고.. 왜 그리 유명하지 싶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순탄하게 자전거를 탄 것은 아닙니다.
내리막을 내려갈 때만 타고 오르막에는 힘이 딸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야 했습니다.
뒤에 실은 배낭도 뭐가 그리 무거운지...(내일 택배로 일부짐을 서울로 보낼 생각입니다)
이때까지 힘이 들었다하더라도,
오후에 간 곳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산방산에서 중문으로 가는 길, 장난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자전거도로가 있지도 않았고, 곳곳에 공사중,
그리고 중문 서귀포로 이은 관광버스의 행렬,,, 무서버.. 무서버..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핸들을 놓쳐서 비틀 비틀..
오르막은 어찌나 많던지.
자전거를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작은 읍내로 들어갔더니, 오토바이 수리점이 있더라구요.
오토바이를 고치는 분은 자전거도 고치겠지. 기다리고 기다리고/.....
그러다 그 앞에 우체국발견. 이번 여행의 또다른 프로젝트. 엽서보내기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냈습니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에서 꺾은 들꽃을 엽서에 붙여서 말이죠.
우체국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엽서를 부친 친구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엽서의 의미가 상쇄되니까요. 그걸 받으면 반가울까?
아무튼 오토바이를 고친다는 아저씨는 자전거를 못 고친다고 하네요.
할 수 없이 퇴장!
몸을 자전거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멀고도 험한 길이 쭈욱 계속 되었습니다.
배가 다시 아프고, 먹어도 먹히지 않고, 머리가 하얘지고, 이건 아니지..
중문단지에 도착했습니다.
참 이쁜 마당을 가진 호텔들이 쭈욱 있었습니다.
지금 중문해수욕장을 들르지 않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거기 모래가 정말 이쁜데.. 하얀 조개모래.
정말 정신이 없기는 없었나보네요.
오직 월드컵경기장만 생각이 났습니다.
거기까지는 가야만 한다. 그 곳에 가면 씻고 잘 수 있다.
중문단지를 지나, 주상절리대에 갔습니다.
주상절리대, 몇 년전에 갔을 때는 입장권이 없었는데, 입장료를 받네요. 싫다.
그리고 광장에 몇 개의 조각품, 조개 뭐 이런 모형을 갖다놓았네요.
황량한 광장을 지나 주상절리를 만났을 때의 날카로운 터프함이 기억에 생생한데,
이제 성형미인이 된 듯
주상절리대를 나오면 맞은 편에 아프리카 박물관이 있습니다.
사진작가 김중만이 아마 7년전쯤에 아프리카 사진도록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 사진들을 잘 정리해서 전시를 해 두었고, 아프리카 유물이나 뭐 이것 저것 .
그리고 그 건물. 잘 만들어놓은 박물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중만 개인 박물관처럼 , 그의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김중만의 다큐도 방송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렇지만,
김중만의 아버지가 의사로 평생 아프리카에서 봉사한 까닭에 그가 아프리카 통인 것은 분명하지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이제 월드컵경기장.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감귤밭, 유채밭, 보리밭,
관광버스는 우째 그리 많은 지..
다리는 왜 그리 후들거리는지.
아예 보도블럭에 주저앉아 한 시간쯤 놀았습니다.
맘을 비우고, 달리고 걷고 달리고 걷고...
멀리서 월드컵경기장의 지붕이 보입니다.
그리고 또 달리고 걷고 달리고 걷고 해서 전 지금 깨끗이 씻고, 물맛사지로 다리도 주물러주고,,,
그리고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답니다.
아마 나의 복통은 좀 정리가 되었고, 도로에서 자전거 타는 요령도 좀 생겼으니, 내일은 좀 낫겠지요.
내일은 서귀포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리고 표선정도까지.(제주도의 남동쪽 끝까지 갈생각입니다.)
동전 넣은 시간이 다 되었네요.
잘 지내시구요.
저도 내일 더 잘 달리겠습니다.
이팔청춘이 아니니까.. 인정하고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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