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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자리의 주인인 신미식작가.
그를 말하기로 한다.
내가 생각한 대로 그를 통해 나를 보고 그를 통해 세상사람을 보고자 한다.
그를 알게 된 역사는 나의 블로그에 고스란히 나온다.
그를 통해서 세상을 구경했다.
그는 나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봉화같은 존재이다.
-잠시 딴 소리-
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
그저 조용히 집에서 잠을 자면서 나를 잊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었다.
친구가 맥주라도 한 잔 하자고 부른다.
그 자리에서 난 가슴 떨리는 소리를 들었다.
우린 교감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여러사람들 중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고마운 사람들 뭘 그런 사람이야기를 했었다.
친구가 한 말이다.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앤이 한 말이란다.
"영혼이 부르는 소리"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사람이 아닌 영혼이 영혼을 부른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내게 아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과 가까이 있음을.... 교감을 느낀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한다.
친구에게 물었다
"그런 사람이 너에겐 누구냐?"
친구는 나에게 대답했다.
"너라고..."
그런 것 같다.
내가 친구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것도 없이 항상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하염없이 끝없이 소리없이 나의 옆을 지켜준다.
내 소리가 아니라 나와 친구의 영혼이 서로를 부르고 있다는 것, 실감한다.
영혼이 부르는 소리는 쌍방일 수만은 없다.
마치 쏜 화살처럼 각자의 방향대로 영혼의 부름이 이어진다.
영혼의 부름은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결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빨간머리 앤..... 영혼이 부르는 소리
-잠시 딴 소리 끝-
신미식 작가의 사진들에게서는 영혼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그가 찍은 사진 속의 수 많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야기하게 만든다.
사진 속의 사람이 내게 말을 걸고 난 그 말에 대답을 한다.
영혼을 걸러다 담아온 사진작가.
그의 영혼에 영혼이 말을 걸어 사진이라는 저장장치에 담아오면
마치 냉동된 세포들처럼 내게 오는 순간 다시 생명을 얻는 멋진 경험이다.
그런 경험의 선두에 선 신작가님.
사진에 대해 문외한인 난
솔직히 어떤 사진이 예술적인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정말 사진이라는 것이 예술의 범주에 들기는 하는 것인지 알 수없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는다.
내게 감동을 주면 그것이 나에겐 최고의 예술 작품인 것이다.
그를 다시 만났다.
그의 집이라는 곳에서 두번째 만난 것이다.
그런데 그의 집에서의 그는 그의 집이 아닌 듯 들떠있다.
그의 집에서 만난 그, 사실 몇 마디 이야기를 하지도 못했다.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하나?
그를 사진에서 보았고 그의 사진에서 그의 영혼을 만났다.
말을 통해서 나온 그와 그의 사진속의 그는 다르다
난 그가 반벙어리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반벙어리임으로 그는 그의 생각대로 그의 영혼을 설명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의 영혼에 대한 설명은 그의 사진으로 충분하다.
오늘 그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왜?
그는 떠나고 싶다고 한다.
여행자인 그는 여행에서 돌아오는 순간부터 다시 떠남을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한다.
머문자리에서 그는 주인이지만, 그는 객으로 살고 싶어한다.
길이라는 집을 가지고 싶어한다.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서슬 퍼런 눈을 가지고 있던 그 곳은 길이었음을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의 어깨를 치며 떠나자고 말하고 싶었다.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으로
삶이 가장 반짝일 수 있는 곳으로 그 곳을 향해서 끊임없이 움직이자고 말하고 싶었다.
분명 그는 반벙어리 여행을 했다.
그러면서도 시원했다.
지금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 그는 영혼의 말을 닫아버렸다.
답답해 보인다.
제자리에 놓은 물건을 보는 것
그런 편안함을 보는 것
언제까지 다닌다?
그에게서 나로 돌아온다.
그가 끊임없이 물리적인 공간을 돌아다녔다면, 난 물리적인 공간이동은 하지 못했지만,
내 안에서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내 영혼의 레이다가 꽂히는 곳을 향해서 나의 레이다를 조준한다.
이게 아니가벼!
돌아간다
또 이게 아닌가벼!
또 돌아간다.
지금, 난 이게 아닌가벼 하면서 레이다의 방향을 돌리고 있다.
그 찰라에 그를 만나고 온 것이다.
그럼,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한 것도 이룬 것도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빛나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은 그에게 한 발 앞서 가는 사람임을 인정하고
나도 그렇게
나를 빛나게 하는 자리가 어디인지.
영혼의 레이다를 빙빙 돌린다.
언제까지나 빙빙 돌리다 세상이 끝나더라도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모든 삶은 몸 하나로 끝나는 것인데......
그가 반짝이던 곳을 따라 움직이다가 그를 만났다.
그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영혼이 평범하지 않음을 또 알게 되었다.
나에게 영혼이 부르는 소리를 들려준 모든 사람은 평범하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영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
그 영혼들이 교감한다.
그걸 알아차린 나, 즐거운 경험이다.
2006.03.09. 머문자리 거실에서 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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