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
삼색 시리즈를 만든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는 영화였다
19살의 우체국직원 토멕은 아파트 건너동에 살고 있는 마그다를 좋아한다.
망원경으로 마그다가 살아가는 모습을 엿본다.
30대의 마그다, 어른이다. 어른은 대부분 사랑을 믿지 않는다.
남자와의 육체관계가 모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진정한 사랑을 무시하고 사는 여자, 못 본척하고 사는 여자.
19살의 토멕은 처음에는 그녀를 엿보는 관음증이었지만, 그녀의 외로움이나 아픔을 느끼게 되면서 진정 사랑하게 된다.
여자가 남자로부터 버림을 받고 울던 다음날...
토멕은 여자에게 고백한다. 엿보았노라고.. 우는 것을 보았노라고.
마그다는 그저 아이의 호기심으로만 본다.
그리고 토멕을 아파트로 데려가 그녀의 방식대로 그를 대한다.
토멕이 마그다에게 말한다.
사랑한다고
마그다가 토멕에게 말한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토멕이 마그다에게 말한다.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고, 그저 사랑한다고
마그다가 토멕에게 말한다.
사랑이란 없다고.
마그다는 마음으로 하는 사랑이 아닌 몸만 남은 사랑을 토멕에게 보여주려한다.
토멕은 그런 마그다에게 상처를 받고 동백을 잘라 자살을 기도한다.
그리고 마그다가 그런 토멕의 소식을 듣고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한다.
토멕의 방에서 토멕의 망원경으로 들여다 본 자신의 방
그 방에서 울고 있는 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그리고 그녀를 위로하는 토멕을 본다.
토멕이 사랑한 것은 외로움에 울고 있는 자신이었고, 사랑을 잃어버린 자신이었던 것이다.
토멕의 진정한 마음을 알게 된 마그다.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방을 보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제 마그다는 말할 것이다. 사랑이란 있는 것이라고
이제 어른이 된 토멕은 말할 것이다 사랑은 없는 것이라고
영화 대사중에
"사람은 왜 울어요?"
"사람은 혼자가 되면 운단다. 외로워서 운단다."
사랑을 우기는 것, 혹은 부정하는 것 그것은 혼자를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시간으로 봐서 그리 짧은 영화도 긴 영화도 아니었지만,
그리 잔잔한 내용임에도 잠시 본 듯 ... 정말 짧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아마 오래도록 까실한 겨울 첫 서리를 본 듯 그 잔영이 오래 남을 듯 하다.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화이트와 레드를 이번주말 숙제로 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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