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김홍희] 방랑

by 발비(發飛) 2006. 1. 11.

 

 

   

 

 

  

 

방랑

 

김홍희 사진 글

마음산책 출간

 

사진작가인 김홍희님

그런데 글도 만만치 않다.

 

'나는 사진이다'를 읽고 이 분의 책을 한 권 더 봐야지 하고 고른 것이 '방랑'이다.

사실 나는 사진이다 보다는 좀 약하다.

그것은 우린 참 많은 여행기을 이미 봤기 때문일 것이다.

 

'방랑'은 말 그대로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며, ...

만났던 사람이야기. 다녔던 지역이야기. 그리고 좀은 그의 어린 시절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쓰여있다.

 

이건 '나는 사진이다'에서 사진이나 사진기. 사진에 대한 철학 하나를 뚫고 들어갔던 것과

비교가 된다.

설핏, 잡기 같은 느낌이다.

참 여러가지를 담으려 한 것이다.

이건 글을 이야기한다.

사진은 그렇지 않다.

사진은 일관되게 파랑을 주조로 핀 공간들을 찍고 있다.

사람이 빠져버린 빈 공간, 사람의 흔적이 묻어있는 빈 공간을 찍고 있다.

 

솔직히 사진이 글때문에 좀 손해를 본 것이지 싶다.

글이 호락호락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한가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말을 잘 하여도 남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뭐 그런 느낌이다.

사진이 초지일관 한 가지 색과 이미지를 쫓아갔듯 글도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사진이다'는 좋았는데....

 

아마 우리는 참 많은 여행서에 중독되어 있고

참 많은 사연에 중독되어 이젠 웬만한 약발은 받지 않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김홍희 사진작가님. 그는 사진작가이다.

사진을 보는 것이다.

 

그 분의 사진에는 기가 느껴진다.

그의 눈빛이 그러하듯 사진에도 눈이 달린 듯 좀 노려보는 느낌이다.

노려보는? 이것도 아닌데...

응시하는? 그 쪽이 가깝다.

무서운 눈빛이 아니라 떼지 않는 눈빛, 기다리는 눈빛 ,

뭔가 올 것을 예견하고 있다는 듯 오기만 하라고 기다리던 눈빛이 뭔가를 만났을 때의 순간

일어나는 에너지가 사진에 보인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정적인 장면을 분명 담았는데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내가 거기에 뭔가 보태고 싶은 주절거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기보다는

그 기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강한 기운세례를 받고 싶은 그런 사진들이 모여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청색사진이 무지 많은 책이다.

사실 그것때문에 산 것이긴 하지만,,,, 청색의 아름다움을 맘껏 담은 사진들..

그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이다.

 

-딴 소리-

 

신미식 작가 그 분의 사진은 항상 태양광선이 있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밝다. 환한다. 색들이 보인다. 많은 책들과 올들과 결들이 보인다.

세상이 좀 따뜻한 느낌이 들지.

 

김홍희 작가 그 분의 사진은 주로 밤이나 새벽이다.

가로등불빛 아래거나, 달빛 아래거나, 어둠속의 후레쉬거나... 그 분은 사진은 짙은 청색이다

어둠이 보여주는 정적, 감춤, 숨김, 내포,

그것들을 싸고 있는 사진들이다.

 

시간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임을

사람에 따라 세상의 색이 달리 보임을

두 분의 참 다른 사진에서 본다.

보여주는 것을 보는 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