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놀랐던 그 자켓의 제목대로 메시아라고 부르고 싶다.
그래도 달리는 '십자가의 성요한의 그리스도'라고 이름 붙였다.
"메시아"라는 클래식 음반의 표지에 있던 달리의 그림을 보았었다.
난 메시아 앞에서 잠시 얼었었다.
헨델의 메시아? 그 앨범의 이름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구나. 달리의 그림 메시아에만 난 빠져있었다.
원본 그림은 이 그림 아래, 다른 것들이 그려진 것이다.
물도 있고 배도 있고..... 세상이 있겠지.
난, 내가 음반 표지에서 봤던 거기까지 그림을 잘랐다.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다"
그건 한동안을 이야기한다. 몇 주일 혹은 몇 달 혹은 몇 년....
"나가면 들어오지 않는다"
그건 한동안을 이야기한다. 몇 주일 혹은 몇 달 혹은 몇 년...
지금, 나의 주기는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다' 내 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주말을 집에서만 보냈다. 불을 켜야 빛이 들어오는 그런 집에서 보냈다.
영화를 두 편 보았고
빨간머리앤을 보았고
완성하지 못했던 뜨게질...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포도주를 세 잔쯤 마셨다.
그리고 오늘 아침 현관문을 나서는데, 하얀 빛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난 빛으로 얼른 나왔다.
내 집에 빛이 들어갈까봐 얼른 현관문을 닫아버렸다. 집 안으로 빛이 들어오길 원하지 않는다.
눈이 너무 부신데... 잠시 현관 앞에서 해를 보았는데, 달리의 메시아그림이 떠올랐다.
메시아의 어깨가 생각났다.
달리가 그린 메시아의 어깨는 근육덩어리이다.
아무리 매달려있어도 튼튼히 매달려있을 것 같은.... 연민이 느껴지지 않는 메시아이다.
한없이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메시아이다.
-잠시 딴 소리-
'달리, 나는 천재다'
이 책에서 달리는 그리스도를 코뿔소의 뿔모양으로 그리자 성스러워졌다고
그의 일기에 썼다.
-딴 소리 끝-
난 나의 메시아가 십자가에 달려 있을지언정 한없이 매달려있을 것 같은
그런 메시아를 생각해냈다.
"죄송해요"
"제 탓입니다"
"앞으른 피 흘리시지 않도록.... 제가 잘 할께요"
그런 말이 필요없을 것 같은 기름기 흐르는 근육을 가진 메시아.
그런 메시아가 아침 떠올랐다.
"Help me God!"
튼튼한 나의 메시아는 나를 돌아다보실거라 믿으며,
난 그를 항상 외면하지만, 욕하지만, 약 올리지만....
다시는 메시아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까지도 들으실거라 믿으며,
그래서, 억지만 부리는 나를, 정말 밥맛인 나를 그래도 ..... 그래도
현기증이 난다
낮은 턱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천길 만길 낭더러지 아래로 평화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세상, 세상이 있겠지.
난 공이다
떼굴떼굴 구르는 공이다. 약간의 경사만 있어도 난 구른다.
그나마 낮은 턱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를 지키는 그림자가 옆에 있군.
구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면 구르면 잡아주려고 있는 것?
알 수 없지.
난 공이다.
약간의 경사만 있으면 떼굴떼굴 방향도 없이 무조건 아래로만 굴러가는 난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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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책 "달리, 나는 천재다" 라는 책을 반쯤 읽고 미뤄둔 지 일주일이다.
그런데
요즘 달리가 생각난다. 오늘 아침처럼
문득 문득 그의 추종자가 되어가는 듯 하다. 그냥 알 필요없이 그저....
아마 출근전 알레님의 안부게시판의 글을 보아서, 달리의 그림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영혼을 위로해 주는 것"
그리고 메시아를 떠올렸다.
현기증을 떠올렸다
어쩌면 달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알고 있었을 것 같다는 진짜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만 더!
"완벽함을 두려워말라.
결코 이르지 못할 것이니......" -살마도르 달리
그는 천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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