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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영화]이키루生きる

by 발비(發飛) 2006. 1. 10.

 

 

이키루 生きる(1952·구로사와 아키라),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화에 속한 것이다.-1920부터 2000년까지 작품 중에서

 

1952년작

시무라 다케시 주연

 

이키루 "살다"

삶은 의식과 무의식, 두 가지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난 의식과 무의식

두 가지 중에 어떤 방법으로 삶이라는 시간을 메꿔나가고 있는지...

 

혹 의식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삶에는 어떤 모습일까

혹 무의식이라도 지렁이처럼 타인에게는 유익한 삶일 수도 있는건데..

혹 내가 의식이라고 한다고 하더라도 오직 나만을 위한 의식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삶은 어쨌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인 남자가 있었다.

그에게 삶은 어떤 의미도 어떤 의식도 아니었다.

그저 진행되고 있는 시간의 흐름이었다.

정작 그 시간이 끝날 때, 그는 생각한다. 삶이 과연 시간을 보내는 일일까에 대해서...

 

30년 근속, 무결근을 한 무늬만 성실한 남자가 어느 날에 위암에 걸려 시한부삶이 되었다.

(이건 1952년 영화다. 그러므로 위암에 죽는 것이 가능하다.)

 

그는 피동적인 공무원.

젊은 나이에 아내를 잃고 오직 아들만 바라보면서 산 무기력한 남자

 

혼란에 빠진다.

이제 곧 죽을텐데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

젊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은 부하직원을 통해 생기있음과 능동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은 몇 달 동안이라도 능동적인 삶, 삶의 결과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화에서는 시궁창을 공원으로 만드는 일을 이뤄낸다.

 

 

산다는 것과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같이 살아있는 것이면서 결과물이 너무 다르다.

 

이 남자 외의 다른 인간들

공원건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그는 죽는다.

그 공을 나눠가지려는 남은 인간들

인간군상들

그들은 그의 변화에 대해 모두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간다.

 

역시 인간은 또 그렇다

그저.... 죽음 앞에서도 그렇다.

진실은 퍼즐판만 있으면 그림은 맞춰지는 것인가보다.

장례식장에서 한 인생을 두고 맞추는 퍼즐...

"그 때 그 행동은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하는 식의 퍼즐게임을 남은 자들은 한다.

 

나를 중심에서 보면-산다는 것 그런 거구나. 맘에 따라 그렇게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구나

타인의 중심에서 보면-결국 인간은 자신만을 위해 살 수 밖에 없다. 그냥 인정하자.

 

내가 이기적이어도 내가 용서하고

너가 이기적으로 굴어도 용서하고...

좀 너그러워지면 이기적인 것의 경계도 흐려지지 않을까?

그런 착한 생각을 해보게 했다. 흑백영화라서 그런가?

 

아주 오래된 일본영화

그렇지만 조용히 뭔가 조용해지는 영화. 흑백영화라서 그런가?

 

1952년도면 한반도는 난리통이었겠구나.

괜히 1952년이라는 말이 좀 섬뜩하다... 좋은 영화는 이렇게 오래 되어도 남는거구나....

 

좋은 영화란 주인공이 되어도 내가 보이고

조연이 되어도 내가 보이고

엑스트라가 되어도 내가 거기 있는 그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영화로 끝을 내고 영화로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 영화가 시간이라는, 그리고 삶이라는 그리고 의식한다는 것에 대한

내가 무엇을 위해,

적어도 나 하나만일도 진정 행복하게 해주면서 삶을 진행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게 한 영화이다.

 

볼 때보다는 보고 나서 더 선명해지는 주인공의 늙은 얼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점점 선명해진다.

흑백이 이리 도드라지게 생각이 날 수도 있는거구나.

 

결국, 모든 것은 장식이었다.

삶의 진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것이라 잔상일 수도 있다.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잔상, 그것이 진짜 나의 삶일 수도 있다

... 이 영화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殘像

 

새벽,,, 이제 졸린다

 

 

지금은 자고 일어나서 전철타고 출근하고 대충 급한 일을 해결한 아침 11시 25분

 

-끝으로 딴 소리-

 

어제가 동화작가 정채봉선생님의 5주기였다고 한다.

오세암

그렇게 살다가 가시는 분도 있다

이 영화를 연기했던 시무라 다케시는 88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사람들이 없어졌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없어진다

정채봉선생님이 남기신 시가 탁 걸렸다

(마침 이웃블로거가 정채봉선생님의 시, 딱 생각이 마주 걸리는 시를 걸어두셨다)

'한 사람이 당신의 일생'이라고 노래하셨다

그리고 일생을 마치셨다

 

산 자를 보면서 삶을 생각하기보다는 죽은 자들을 보면서 삶을 생각하게 된다

(오전부터 너무 무겁나? 어제 본 이키루가 자꾸 생각이 나는군)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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