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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와이퍼와 워셔액, 그리고 可視 D-2

by 발비(發飛) 2005. 12. 30.

 

차 유리에 붙은 먼지가 세상의 색을 달리 보이게 했다.

그 색이 색달라 카메라를 댄다

 

"너무 더러워요. 잠깐만요."

와이퍼를 작동시킨다.

 

 

마른 와이퍼가 움직인다.

"끼익~ 끼익'

마른 와이퍼가 마른 먼지의 겉을 긁어내느라 끼익거린다.

"잠깐만요"

워셔액버튼을 눌렀다.

 

 

워셔액이 유리창의 아래로부터 올라오고, 와이퍼가 움직인다.

흔들리는 차들,

흔들리는 빛들,

흔들림이 배가 되었다.

'괜찮은데...'

 

 

워셔액이 한 줄기 지나간 자리.

와이퍼가 지나간 자리

둘 다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 남았다.

흔적때문에 흔들림이 계속된다.

 

 

와이퍼와 워셔액이 지나간 자리, 흔적이 남은 자리에 다시 빈 와이퍼

끼익~

 

 

 

더 흐린 듯,

더 뭉개진 듯

빛의 구심점이 사라진 듯

빛들이 퍼졌다.

 

 

 

와이퍼도 워셔액도 흔적도 ....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라진다.

 

 

와이퍼와 워셔액이 지난 자리와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리

경계가 분명해졌다.

 

 

손을 탔다.

순간이 지날수록 손 탄 자리와 손 타지 않은 자리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세상이 보이고 보이지 않고

그렇게 나눠졌다.

 

 

경계가 보이는 곳에서 벗어난다.

카메라의 앵글을 좌로 이동,,,, 경계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잘 닦아진 맑은 세상이 시작된다.

 

 

좀 만 더 좌로....

와이퍼와 워셔액은 새벽길을 시원하게 보여줬다.

적어도 내가 정해놓은 사각안에서는 말끔해졌다.

 

모두 걸린 시간은 2분 정도,

2분동안

보였다, 안보였다, 경계가 생겼다, 경계가 없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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