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유리에 붙은 먼지가 세상의 색을 달리 보이게 했다.
그 색이 색달라 카메라를 댄다
"너무 더러워요. 잠깐만요."
와이퍼를 작동시킨다.
마른 와이퍼가 움직인다.
"끼익~ 끼익'
마른 와이퍼가 마른 먼지의 겉을 긁어내느라 끼익거린다.
"잠깐만요"
워셔액버튼을 눌렀다.
워셔액이 유리창의 아래로부터 올라오고, 와이퍼가 움직인다.
흔들리는 차들,
흔들리는 빛들,
흔들림이 배가 되었다.
'괜찮은데...'
워셔액이 한 줄기 지나간 자리.
와이퍼가 지나간 자리
둘 다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 남았다.
흔적때문에 흔들림이 계속된다.
와이퍼와 워셔액이 지나간 자리, 흔적이 남은 자리에 다시 빈 와이퍼
끼익~
더 흐린 듯,
더 뭉개진 듯
빛의 구심점이 사라진 듯
빛들이 퍼졌다.
와이퍼도 워셔액도 흔적도 ....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라진다.
와이퍼와 워셔액이 지난 자리와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리
경계가 분명해졌다.
손을 탔다.
순간이 지날수록 손 탄 자리와 손 타지 않은 자리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세상이 보이고 보이지 않고
그렇게 나눠졌다.
경계가 보이는 곳에서 벗어난다.
카메라의 앵글을 좌로 이동,,,, 경계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잘 닦아진 맑은 세상이 시작된다.
좀 만 더 좌로....
와이퍼와 워셔액은 새벽길을 시원하게 보여줬다.
적어도 내가 정해놓은 사각안에서는 말끔해졌다.
모두 걸린 시간은 2분 정도,
2분동안
보였다, 안보였다, 경계가 생겼다, 경계가 없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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