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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영화]연애의 목적

by 발비(發飛) 2005. 11. 3.

어젯밤 두 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올 가을은 아마 징하도록 연애영화를 보지 않을까 싶네요.

별로 좋아하는 쟝르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고백하자면,

좋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피해간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재미있네요.

 

     

 

연애의 목적.

강혜정, 박해일.

 

에고 부럽다.

-거참! 이상하네, 어제 오늘 영화를 보면서 왜 부럽다 싶은건지.

 거참이 아니지, 당연한 일이지, 난 인간인데, 당연 부러워야 인간이지.

 누구나 꿈꾸는 연애를 나도 꿈꾼다.

 

사랑에 상처름 받은 자와 받지 않은 자가 사랑을 두고 게임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

내게 이 영화는 그런 화두를 주었다.

 

 

최홍

 

현재의 최홍은 이쁘다. 섹시하다.

세상을 향한 눈이 항상 멍하다.

미대를 다니던 그녀는 유부남 조교와 사랑에 빠진다.

아마 둘이 서로 좋아했을 것이다.

유부남과의 사랑은 문제가 된다.

리고 유부남이라는 사람들은 항상 가족을 향해서 몸을 돌리게 되어있다.

상처받은 것은 주인없는 그녀.

 

최홍은 사랑의 불구자가 된다.

믿지 않는다. 사람을 믿지 않을 뿐더러 사랑도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 아픔으로 불면증과 약간의 대인기피증상까지 가지고 있다.

세상을 보는 눈빛이 멍할 수 밖에 없다. 기준이 없어진 사람이 된다.

 

이유림

 

사랑에 대한 상처가 없는 사람,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랑은 순탄하다.

사랑이 아픈 것이기 보다는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벼운 것이다.

사랑의 무거움을 알지 못하는 그래서 거침없이 나가는 겪지 못해 꼴통이 된 그런 남이다.

그에게는 6년이나 된 심드렁한 애인이 있고, 섹시한 여자는 그저 생활의 활력소이다.

딱 싫어하는 인간 스타일이다.

바람아 불어라, 이 녀석의 머리 위에 불어서 깨어나라..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솔직한 사랑법이라면? 그만의 사랑법이라면? 

그를 쫓아가다보니 반한다. 솔직함, 솔직함,,

 

 

이 둘이 만났다.

이유림보다 한 살 더 많은 교생 최홍.

이유림은 그녀을 보자, 몸이 미리 반응한다. 완전 필이 꽂혔다.

이유림의 '들이댐, 껄떡거림, 찝쩍됨...' 온갖 짓을 다한다.

근데 밉지 않음은 뭐지?

혹 연기를 한 박해일이 잘 생겨서 그런가? 설마 얼굴 때문에 그런 인간이 괜찮아 보인다면, 나이를 헛먹은 것인데...

 

이유림의 비굴한 대쉬, 최홍의 어정쩡한 태도.

세상엔 서툴고, 사랑의 기억은 극과 극인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사랑의 상처때문에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최홍,

편안함을 뒤로 두고 몸이 가는데로 마음이 가는데로 그러다보니 그것이 진실인 이유림.

둘은 어느새 늪으로 빠진다.

그리고......

둘의 만남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되자, 구도는 달라진다.

사회라는 틀로 급속도로 복귀한다.

이유림의 갈등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하지만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는 사랑에 목숨을 거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물론 순간 그녀을 위해 뭔가 수습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는 사회적 동물로 돌아오고 만다.

맘을 열기 시작한 그녀와 그의 사랑을 그저 호의라는 말로 닫아버렸다.

 

최홍.. 그저 호의였던 그, 상처는 상처를 더 아프게 하고,,,,상처때문에 아픈 최홍은 상처를 준다. 상처에 대한 갚음을 한다.

이유림이 성폭행을 했다고.. 집으로 쳐들어왔다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어떻게 상처를 받는지, 그리고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경험한 사람이다.

상처받지 않았던 사람은 모른다.

 

여기서 게임은 끝이 난다. 상처투성이의 최홍이지만,

상처받지 않은 이유림과의 한판 사랑게임에서 그녀는 승리한다.

 

-여기서 영화가 끝이 났으면, 난 황당하다고 욕을 했을 것이다.

 

 

 

그는 해직되었고, 학원에서 때우는 삶을 산다.

그를 찾아서  밝아진 모습으로 최홍이 나타난다. 이유림, 최홍을 어찌 대할까?

당연 상처받은 그가 상처를 만들어 준 그녀를 밀어낸다.

사랑.... 난 이즈음 다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상처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밀려들어오고 쓸려나가는 것이 아닐까?

인생을 바꾸어놓아버린 한 판의 사랑에 다시 맡기는 것.

이유림은 상처를 받아서 사랑을 알게 된 사람, 상처받은 그가 이뻐보인 순간.

최홍은 상처 위에 상처를 덕지덕지 바르고도 사랑의 촉수를 잘라버리지 않고 자신의 몸에 잘 장착시켜놓은 기특한 여자. 결코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버리지 않은 그녀가 이뻤다.

 

불안한 인간 둘은 그렇게 다시 만났더란다.

 

"난 니 냄새가 좋아. 너의 냄새를 맡으면 잠이 와, 자꾸 자꾸 잠이 와"-정확한 대사는 아니다.

 

그렇게 말한 최홍.

난 이 말이 이 영화 전체가 내게 준 사랑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난 니 냄새가 좋아. 너의 냄새를 맡으면 잠이 와, 자꾸 자꾸 잠이 와"

"어~ 그러니까 나는 싫은데 나랑 있으면 잠이 잘 오니까 날 이용해 먹은거네?" 

 

그렇게 말하면서 잠을 자는 모습을 기특히 여기며 바라보는 이유림.

난 이 모습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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