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은 시간에 광화문 신문로에서 서 있었다.
친구네 갔었다. 그 곳에서 너무 늦게 나왔다
전철은 이미 끊어졌다.
9602번 버스를 타고 서울 한복판 광화문으로 왔다.
이 곳에 나의 집으로 갈 1000번 버스가 있으니까.
광화문우체국앞에서 내렸는데, 내가 버스를 타야 할 곳이 어디지?
아 넓기도 하다.
신촌쪽에서 왔을때 난 어디에 있는거지?
신문로 4거리에 서서 방향을 잡아본다.
캄캄해서 어느쪽이 경복궁 쪽인지 안 보인다.
어느쪽이 종로지?
한 참을 교차로 한 가운데 서 있었다.
방향을 찾기 위해, 뱅글뱅글 돌면서, 종로쪽을 찾고 있다.
자정이 넘은 시간,
집에 갈 버스정류장을 찾고 있는 나의 모습, 당황스러웠다.
다니던 길만 아는, 그 외에는 어딘지 관심도 없었던, 그럴 필요가 없었던,
자정이 넘은 시간,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절로 경계의 대상이 된다.
물어보고 싶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에요?"
"집이 어디인데요, 어떻게 가요?"
이렇게 물을 수가 없는 시간이었다.
난 그렇게 교차로에 서 있었다.
내가 어디에 서 있었던 건지 알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어디서 자정이 넘은 시간, 난 철저히 혼자 였었는지.
불빛들은 난리인데,
오지 말라고 빨간 불, 오라고 파란 불이 반짝이는 데,
난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그 곳에 서 있었던 건지.
** 한 번은 신촌쪽으로, 한 번은 을지로쪽으로 갔다 돌아왔다.
그런 뒤에야 내가 서 있던 교차로에서 20미터 정도에 있었던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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