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안
잠시 졸다가 차장에 부딪힌 머리때문에 눈을 떴다. 붉다.
하늘이 온통 붉었다.
옆사람을 보았다. 그들도 얼굴에 붉은 노을을 묻히고 잠자고 있었다.
순간 잠이 달아났고, 어제의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난 즐길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버스의 창을 뚫고 나를 뚫고 순식간에 내게 와 꽂혔다. 턱하고 숨이 막혔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차창 밖으로 본 하늘.
창이 있었는데도 사진에는 창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늘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창을 뚫을 수 있는 기운을 가졌나보다.
여행의 마지막에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지금 다시 사진을 보아도 그 때의 느낌으로 가슴이 뻑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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