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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그가 말했다 1

by 발비(發飛) 2005. 9. 9.

그가 말했다 1

 

"선은 형태를 따라 흘러간다"

 

 

 

-사각상자를 그린다는 것-

 

네모를 세개 그린다는 것

 

네모의 모양을 다르게 그려야 한다는 것

 

보이는 네모의 모습을 그래로 그려야 한다는 것

 

상자처럼 보이게 네모를 붙여야 한다는 것

 

네모에 검고 희고 그런 것들로 입체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빛의 방향에 따라 진하고 연하고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

 

어둠은 그늘이고 그늘은 짙다는 것

 

빛은 환함이고 밝다는 것

 

어둠과 빛의 경계는 없어야 한다는 것

 

눈치채지 못하게 선을 넘어야 한다는 것

 

접지면은 항상 검은 선이 보인다는 것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은 없어야 한다는 것

 

짧은 손길이 아니라 긴 손길로 공간을 메워야 한다는 것

 

첫 손길에 힘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

 

처음과 진행중과 끝이 모두 힘이 없어야 한다는 것

 

선의 목적은 면을 메우는 것에 있다는 것

 

면의 목적은 공간을 위해서라는 것

 

공간은 그려낸 사각상자가 안착하기 위해 있다는 것

 

공간을 파고 들어 사각상자가 자리차고 앉는 것

 

하얀 도화지 위에 사각상자를 그린다는 것은이차원에 삼차원을 장착시키는 것

 

잘 그린다는 것은 이차원을 삼차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사각상자가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지는 것은 4차원도 가능하다는 것

 

사차원?

 

내가 그려놓은 하얀 도화지 평면 도화지 위에 사각상자를 그려놓고

 

내가 그안에 들어가 사는 것.

 

그 안에 내 사람들을 모두 불러놓고 잘 차려진 식탁과 아름다운 음악과 이야기가 들리는

 

세계를 만든다는 것.

 

 

 

 

 

사각소묘를 처음 한 날!

 

그가 그렇게 말했다.

"선은 형태를 따라 흐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그린 삐뚤어진 사각상자에 따라 흐르면 안되지. 싶었다

그래!

 

선은 형태를 따라 흐른다.

곧은 선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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