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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무슨 일이 있어도 자야 한다

by 발비(發飛) 2005. 8. 5.

자지 않으면 붓는 이상한 병에 걸렸다.

어제와 그제 잠을 자지 않아서 몸이 붓고 있다.

난 지금이라도 자야한다. 이제 컴을 끄고 바로 자야한다.

그리고 내일 몸이 가라앉은 상상을 하며 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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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난 이렇게 두드려놓고 컴을 껐다.

아침에 일어나면 삭제시켜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건 마치 책상 머리에 붙어두는 격문처럼

나에게만 하는 이야기이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난 컴을 끄긴 했는데, 잠을 자진 않았다. 더워서...

 

그리고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생각했다.

tv를 켰다. 여름특집이라네... 와 우~~~~

멋지다. 그가 그렇게 에너자이저인줄은 몰랐다. 점점 더 에너자이저가 되어간다.

그가 친구라고 말하며 같은 나온 이들이 환상이다. 완벽교감이다.

완벽교감. 그가 무대에 있으면서 같이 선 친구와 오직 목소리로만 교감을 이루고 있었다.

환상적이랄밖에.. 그가 점점 에너자이저가 되는 까닭은 그렇게 교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락그룹으로 그가 음악을 시작했을 때, 내 생각에 그는 락커였다, 좀 강도가 약한 락커..

그는 요즘 힙합에 빠졌다고 했다.

그래서 드렁큰 타이거와 공연을 같이 하고, 이번 부가킹스앨범에도 참여했다.

발라드를 혼자 불러서 음악차트에 1위를 하고, 그가 필받은 힙합음악을 즐기고,

그리고 윤도현밴드와 락을 하고... 거기다 무대액션까지 온갖 쟝르의 음악에 맞춰 난리다.

그가 완전한 교감으로 무대와 하나가 되었을때

그 곳에 있는 관객들은 모두 난장이 되었다. 그들이 광기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시원함으로 느껴진다.

 

잠을 자려고 컴을 끄고 러브레터의 조용한 음악이라도 들을 거라는 생각은

무지 막지 하게 박살이 났다.

 

불면증치료법 1번

잠자기전 흥분을 가라앉혀야 한다...

 

완전 어김이다.

마구 흥분했다.

베개를 배고 누운 내 머리가 흔들흔들 거린다.

내 몸이 용수철이 되어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튕겨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튕겨나가는 순간 난 슈퍼맨처럼 팔을 앞으로 뻗치면,

내가 내려가고 싶을때까지 날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음악이 계속 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생각을 했다.

 

그 순간도 내 몸은 불룩불룩 붓고 있었다.

붓기 시작하면 적신호다. 그 때는 자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야만 한다, 그것도 8시간쯤

그럼 서서히 가라앉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부었다.

난 슬리퍼를 신고 출근을 했다. 발까지 부었으므로..

 

tv음악프로를 보고 흥분하는 여자

그리고 불면증으로 가끔 몸이 붓는 여자

이 두여자가 내 안에 같이 살고 있다.

 

그냥 삭제하려다,

이것도 언젠가는 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덧붙여보았다.

고흐가 슬픔에 가득찬 자화상을 그리며

자신의 슬픈 모습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을 것이지만,

지금 우리는 그 자화상을 통해서 그를 이해하고 있으므로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언젠가는 나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 짧은 메모 한 장으로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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