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복구사업이 한창이다.
과거에는 개천이었던 것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복개했던 것을 다시 걷어내고 원래의 모습으로 만든다고 난리다.
사실 원래 청계천의 모습을 모른다. 아마 대부분의 우리 또래는 모를 것이다.
다만 자료로 볼 뿐이다.
그렇다고 어르신은 다 기억하려나, 총기 좋은 사람만이 기억하겠지.
이제 얼추 끝나가려나.
동대문쪽으로 가면 아주 난리다.
여기가 서울 한 복판이 맞나 싶다.
기대를 해본다. 놀 수 있는 곳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서울의 노선버스변경같은 불편함은 없었으면 싶기도 한데, 그것과는 성질이 다르니 기대한다.
각설하고,
난 내 몸에서 복개처럼 개발이라는 것을 했다가 이제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려야 할 것을 발견했다.
오늘 아침 문득 거울을 보다가, 정확히 말해 화장을 하는 중 눈썹을 그리다가
이게 뭐하는 짓이지 싶었다.
아이라는 이름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쁘게 보여야 한다 내지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눈썹을 정리하고 아이펜슬로 그 모양을 수정해서 그렸다.
그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 생각이 바꼈다.
기억이 나지 않는거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눈썹은 집안 내력으로 그야말로 밀림이다.
검고 짙은 눈썹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을 매일 아침 다듬고 그려온 눈썹이 혹시 진화를 하거나 퇴화를 하지는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내가 다시 눈썹을 기른다면, 옛날의 나의 모습이 나올까?
우스운 일이다.
문득 그랬다.
눈썹을 그리고 있는 나의 모습이 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자연인으로서의 나를 다시 만나고 싶고
내 마음이 진정 나의 모습을 원하듯, 내 겉모양도 원래의 모습을 가지고 싶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눈썹을 정리하는 것 말고는 모두 자연상태다.
서서히 생기는 잡티조차도 자연스러움이고, 주름도 자연스러움이고...
원래 나의 눈썹모양이 궁금하다.
원래의 눈썹모양을 가진 내 얼굴은 어떤 모습일런지...
눈썹을 정리하려다말고, 나 결심했어!!!!
정리하지 말고 두는거야.
한 달 쯤이 지나면, 원래의 모습이 드러나겠지.
청계천이 다시 복구되는 모습이 기대되듯, 나의 얼굴도 기대된다.
그 모습이 실망스럽기도 하겠지만, 혹 기대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나의 모습을 알고 싶은 것이다.
근데, 좀 지저분해보이기는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주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된다. 설레이기도 한다.
마치 아무런 짓도 하지 않던 중학생, 고등학생때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나 할 것처럼...
웃기는 짓!
다시 한번 도전....
5월에 몸의 지도를 바꾸었었다.
귀를 하나 더 뚫는 것... 그것은 만족이었다.
반대의 경우구나. 하나는 개발사업, 하나는 복구사업.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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