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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나의 영화보기

by 발비(發飛) 2005. 8. 8.

영화를 말할 때 항상 하는 이야기다.

 

나더러 그런다.

 

"영화광이시네요."

"영화매니아세요?"

"***영화는 봤어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두가지로 민망하다.

 

하나는 정말 매니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세상구경을 하는 것일 뿐이다.

세상을 사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쫓아가는 것이 너무 힘드니까.

그들이 사는 공간으로 나도 가고 싶었다.

세상 가운데로 나가고 싶은데, 길을 모르니까 길을 영화에서 보고자 했다.

여행은 못 간다.

그리고 사람을 다 만날 수는 없다. 그리고 시행착오가 두렵다.

영화는 일방통행이다. 무서우면 눈을 감을 수 있다. 호응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점에서 연극도 난 별로다. 배우의 눈을 보고 반응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난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공상영화 미래영화 과거영화 ...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 편식이다. 하지만 내가 영화를 보는 목적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두번째는 경제적인 것이다.

영화 볼 돈이 있으면, 저금이나 해라. 내지는 살 궁리를 해라이다.

대책없는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그렇게 살지!

하지만, 난 지금 어느때보다 나답게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과 함께 할 때면 다만, 민망하다.

내 옆으로 오는 사람들마다 나의 자를 빌려줄 수는 없는 것이다.

 

"꼭 이 자로 저를 재세요"

"꼭 이 안경을 쓰고 저를 보셔야 해요!"

 

하고 항상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굴하지 않는다. 그렇게 대책없이 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박찬욱감독과의 대담같은 어울리지 않는데도 가 보게 되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된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거야. 멋진 일이 생기고 있잖아. 안 그래?

그 이야기를 쓰려다 수다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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